김두관 "국세청 게이트 전면 수사해야"..전직 세무서장 '사후뇌물' 의혹제기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국회의원./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들이 '대민창구'로 운영하는 세정협의회가 세무서장이 세무조사 유예 등 각종 민원을 해결해주고 사후뇌물을 수수하는 '로비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들이 관할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유예 등의 특혜를 봤고, 세무서장은 각종 민원을 들어준 대가로 퇴직 후 1년간 고문료 명목으로 답례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회원인 김모 보령약품 대표로부터 ‘고문료 지급’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두관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소재 세무서별 세정협의회 명단'에 따르면, 27곳의 서울 일선 세무서가 운영하는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은 509곳이다. 세무서 1곳당 평균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김 의원실은 이날 서울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소속 회원이 전직 세무서장에게 지급한 고문료가 ‘사후뇌물’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김두관 의원실 관계자가 강남소재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 회원에게 고문료 지급 등에 대해 질의한 결과 "전직 서장들은 월 100만원 정도, 전직 과장들은 50만원 정도"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민간회원은 "1명당 1년 하고 끝난다. 전국이 다 그렇다"며 "이게 사실은 삥 뜯기는 거다. 전관예우. 그리고 세무조사가 있을 경우 도움을 받으려는 측면이 있다. 보험 성격도 있다"며 고문료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경기도 동부지역 세정협의회 소속 한 민간 회원도 김 의원실 관계자에게 "고문료를 월 50만원 씩 납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실은 또 국세청 공무원이 퇴직 후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은 서울 송파구 소재 OO산업의 경우 2014년 3월 서울 잠실세무서로부터 기재부장관상을 받고 이듬해 6월 이모 잠실세무서장이 퇴직하자 시차를 두고 2018년 3월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OO산업은 2019년 3월 잠실세무서 세정협의회에 가입했으며, 기재부장관상을 수상한 경우 3년간 세무조사 유예 및 납세담보 면제, 무역보험 우대 외에도 공항출입국 우대, 의료비 할인, 대출금리 등 금융 우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입찰 적격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적격심사 우대 등의 파격적 혜택을 받는다. 

김 의원실은 지방세무서에 대해서도 비리사건이 넘쳐난다고 질타했다. 전직 해남세무서장이 세정협의회로부터 고가의 선물세트를 수수한 혐의(김영란법 위반)로 국무총리실에 적발돼 국무조정실 공직 복무 관리관실로부터 1차 조사를 받고, 현재 국세청 감사담당관실로 사건이 이첩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은 "전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국세청게이트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전면적으로 수사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전국에 7개의 지방국세청과 그 지방청 산하에 130개의 일선 세무서를 두고 있다. 이들 세무서는 대민 창구로 세정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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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임승제 기자 moneys42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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