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건강한 장수를 유도하는 돌연변이 유전자 발굴

이승재 KAIST 생명과학과 노화분자유전학실험실 교수팀이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은 최근 노화 연구를 하는 주요 목표이기도 하다.

KAIST는 이승재 생명과학과 노화분자유전학실험실 교수팀이 예쁜꼬마선충의 PTEN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수명이 늘어나고 건강 상태도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서 많이 쓰고 수명이 3주 정도로 짧은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수명 조절 호르몬 중 하나인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에 주목했다.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가 적절하게 감소하면 수명이 늘지만 운동성이나 성장능력, 생식능력, 발달능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가늘고 길게만 오래사는 결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가 감소한 상황에서 종양 억제 유전자인 PTEN의 서열 하나만 바꾸면 운동성이나 성장능력, 생식능력, 발달능력 등을 떨어뜨리지 않고도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TEN 유전자가 발현하면 탈인산화 효소인 PTEN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연구팀이 인위적으로 만든 변이는 이 효소의 일부 기능을 유지하고 나머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 탈인산화 기능은 유지하지만 지질 탈인산화 기능은 떨어진다. 그 결과로 수명을 늘리는 유전자에 대한 조절인자(FOXO)는 활성화하고, 과발현 시 건강에 해를 주는 유전자에 대한 조절인자(NRF2)는 억제했다. 즉 건강한 수명을 늘린 것이다. 
 
이 교수는 "장수 유도 신호전달 경로에서 효소 하나의 활성을 세심하게 조정해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음을 보였다"며 "추후 초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24일 실렸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