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린 '오징어게임' 숫자로 재평가 받다 [이슈와치]

박정민 2021. 10. 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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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이 정도면 신드롬을 넘어 광풍이다.

전 세계가 '오징어게임'의 매력에 푹 빠진 가운데, 드라마를 향한 혹평도 압도적인 스코어로 재평가되는 모양새다.

지난 9월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은 공개된 직후 국내에서 호평보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게임에서도 빠지지 않는 신파적 요소와 여성, 외국인, 노인 등 약자를 그리는 방식이 지적을 받았다. 또한 '데스게임'이지만 게임이 너무 쉬워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에 더해 성기훈(이정재 분)이 오징어게임 참여를 제안받을 때 받았던 명함 속 전화번호의 실사용자가 피해를 호소해 안팎으로 국내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런데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상황은 뒤바뀌었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0월 6일 기준 플릭스 패트롤에서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 중 한국, 덴마크 등을 제외한 미국 등 75개 국가에서 '톱 10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유지 중이다. 배우들 인기도 뜨겁다. 출연진들 SNS 팔로워가 급증하는가 하면 일부 출연진은 미국 인기 토크쇼 NBC '지미 팰런쇼'에 출연한다.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이커머스에서는 상품 설명으로 오징어게임 장면을 붙인 달고나 만들기 세트가 판매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달고나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squidgame’(오징어게임) 해시태그를 단 틱톡 영상은 총 256억 뷰를 넘기기도 했다.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와 함께 여러 외신들은 '오징어게임'의 흥행 요소를 조명하고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공감하기 쉬운 빈익빈 부익부 현상, 잔혹한 내용과 달리 키치한 색감을 자랑하는 세트장 등이 흥행 요소로 언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여러 외신은 국내에서 비판 요소로 꼽혔던 부분을 흥행 비결로 언급해 흥미롭다. 단순해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던 게임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룰이기 때문에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재평가를 받았다. 황동혁 감독 역시 놀이의 심플함을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또한 국내에서 일명 'K-신파'라는 이유로 아쉬움을 자아냈던 6회 깐부 편은 해외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에피소드다.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정보를 모은 세계 최대 규모 사이트 IMDB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6회가 다른 회차 대비 가장 높은 평점 9.4점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오징어게임'에 대해 "가장 기이하고 매혹적인 넷플릭스 작품 중 하나다. 6번째 에피소드는 올해 본 TV프로그램 에피소드 중 최고다"고 평가했다.

오징어게임을 비판하는 사람 앞에서 들이미는 것도, 오징어게임 신드롬 앞에서 작품의 비판 요소를 들먹이는 것도 크게 의미있는 행동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치열하게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 국내 대중을 보고 있자면 전 세계를 열광케 하는 K-콘텐츠의 원동력을 보게 된다.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적 인기를 누린 가수 싸이는 SBS '아카이브K'에 출연해 "치열함과 치밀함이 K-POP 인기 요인 같다. 대한민국 대중들 눈이 정말 높다. 한국에서 박수를 받으려면 정말 잘 해야 한다. K-POP을 입시로 치면 만점자 속출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돋보이기 위한 모든 노력들이 집 밖에 나가서 박수를 받는 이유 같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싸이는 K-POP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를 영화, 드라마로 바꿔도 일맥상통한다.

외신의 극찬과 압도적인 수치만으로 '오징어게임'이 지닌 아쉬운 측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장면의 불편함이나 아쉬운 점이 작품 자체의 평가 절하로 이어지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한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양질의 비판은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고, 수치로 입증된 성과는 양질의 콘텐츠를 받쳐줄 양적 자본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IMDB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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