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하늘에 전투기 149대.. 중국 '무력시위' 소강 국면

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군 J-16 사진.[AP=연합뉴스]

대만을 정조준한 중국의 초대형 공중 압박 무력 시위가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 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전날 중국군 Y-8 대잠기 1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대만 공군 초계기가 대응해 무전으로 퇴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이달 들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가 가장 적은 날이었다. 중국의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초반인 1∼4일 중국 군용기 총 149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 전례 없는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였다. 특히 지난 4일 하루에만 J-16 전투기 38대 등 총 52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갔다. 이는 대만 국방부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군의 대만 주변 활동을 공개하기 시작한 작년 9월 후 최대 규모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성명에서 이 같은 대규모 무력시위와 관련해 "대만 독립을 꾸미는 것은 죽음의 길로, 중국은 모든 조치를 통해 어떠한 형태의 대만 독립 도모도 분쇄할 것이다. 국가 주권과 영토를 지키겠다는 중국의 결심과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미국과 대만에 노골적으로 경고하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레드라인을 그으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무력 시위를 정면 비판하면서 대만 지원 의지를 피력했고, 대만 정부는 중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대만에 대한 군사·외교·경제적 압박과 강압을 중단할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라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변치 않는 관심이 있으며 그러므로 대만이 충분한 자기 방어 능력을 유지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5일(현지시간) 포린어페어스에 실은 기고문에서 "대만이 중국에 함락된다면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대만의 민주주의와 삶의 방식이 위협받는다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대만 국방부는 올해 들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중국 군용기가 총 600대를 넘었다고 전날 발표했다. 올해가 아직 석 달가량 남은 가운데 이미 작년 한 해 전체의 약 380대를 크게 넘어섰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