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밝혀진 '반지의제왕' 오크 실존모델.. 할리우드 '미투' 가해자
[경향신문]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많은 오크들 중 하나가 실은 할리우드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가해자였던 하비 와인스타인의 외모를 본떠 제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영화업계 여성들의 성추행 뿐 아니라 각종 무리한 요구로 스태프들을 괴롭게 한 와인슈타인을 감독의 ‘엿먹이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역을 맡았던 배우 일라이저 우드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영화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우드는 방송에서 “와인스타인이 감옥에 있으니 이젠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생생하게 기억나지만 (당시 나왔던) 오크들의 얼굴 중 하나는 와인스타인을 엿먹이려는 취지로 그와 닮게 디자인됐다”고 밝혔다. 오크는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세계의 종족 중 하나로 흉측한 외모를 가졌다.
유명 영화제작자인 와인스타인은 할리우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당사자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유명 배우와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해온 것이 드러나면서 2020년 강간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로 인한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80명이 넘었다.
우드는 피터 잭슨 감독이 반지의 제왕을 만드는 과정에서 와인스타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자 그를 오크 모델로 삼았다고 전했다. 잭슨은 처음에는 와인스타인이 설립한 제작사인 미라맥스와 이 영화의 제작을 논의했다. 양측은 당초 2부작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이야기가 돼 있었으나 와인스타인은 4시간 분량의 영화 한 편으로 압축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감독을 쿠엔틴 타란티노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인스타인은 그 뒤 최소 두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동의했으나 잭슨 몰래 예산 한도를 7500만달러로 제한했다. 이에 잭슨의 팀은 다른 제작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본을 유출했고 이를 본 뉴라인시네마가 3부작 제작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3부작 시도는 결론적으로 영화의 줄거리를 덜 손상시키며 역대급 성공으로 귀결됐다.
다만 우드는 영화 제작 초기에는 대부분이 2부작 이상의 연작 제작을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주저하고 있었다”며 “(당시) 대다수의 의견은 초기 영화의 성적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한 뒤 나머지 돈을 투자해야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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