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 백신 예약률 공개 논란.."무언의 압박" "참조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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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17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률을 공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학교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은 선택에 따라 접종하고 맞지 않아서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는 사회가 보듬어주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예약률까지 공개하면 부담을 느낄 것 같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먼저 확진되거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면 안된다고 교육해야겠지만 정부에서도 세심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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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적 비난 부추겨" "학생·학부모에 판단 근거"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정부가 12~17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률을 공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학교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소아·청소년은 접종을 자율에 맡기고 미접종 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던 정부가 예약률 공개를 통해 접종을 독려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대로 예약률 공개가 학생·학부모에게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면서 학교 현장이 어수선하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12~17세 백신 예약 현황을 집계해 이날 오후부터 매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사전예약을 시작한 고1·2(16~17세)의 첫날 에약 현황이 이날 공개될 예정이다.
교육·방역당국은 전날 12~17세에 대해서는 예약률을 공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공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혹시 모를 차별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예약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질병관리청과 논의했다"며 "최소한의 판단 근거는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질병관리청이 공개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예약률 공개의 역효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본인과 부모 판단에 맡긴다고 해놓고 예약률을 발표하겠다는 것은 무언의 압박"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세대 갈등이 심각한 한국 사회에서 소아·청소년 예약률이 낮게 발표될 경우 비난이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정부가 나서서 '요즘 애들 이기적이다'는 사회적 비난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며 "또래집단에서의 관계 때문에 백신 접종을 두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사회를 위해 맞으라는 식의 여론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은 선택에 따라 접종하고 맞지 않아서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는 사회가 보듬어주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예약률까지 공개하면 부담을 느낄 것 같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먼저 확진되거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면 안된다고 교육해야겠지만 정부에서도 세심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약률을 비롯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강동구 한 고등학교 1학년 담임 B교사는 "학생들이 주변 친구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지만 전체 집단의 생각을 확인할 방법은 없지 않느냐"며 "맞을지 말지 고민이 큰 학생 입장에서는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고2 학부모 C씨는 "아이들은 본인 생각과 다르게 주변 친구들이 맞으면 같이 맞고 안 맞으면 같이 안 맞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전체 예약률을 공개하면 이를 참조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 사이에서는 예약률 공개로 인해 소아·청소년의 경우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 강력하게 권고되는 성인의 경우 예약률 공개가 접종을 독려하는 효과가 컸지만 소아·청소년은 부작용 우려 때문에 예약률이 낮게 발표되면 접종을 고려했던 학생도 포기할 수 있다"며 "예약률이 높게 나오면 접종률도 올라가겠지만 어떤 효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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