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선의 현장에서] 플랫폼 상생과 이용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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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가 '플랫폼 기업 때리기'로 요약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과 중소상공인을 각각 대기업 및 하청업체 자리에 대입하는 등, 기존의 갑질 규제 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배달 대행 플랫폼은 가맹점과 배달라이더를 각각 수요자로 상대한다.
소비자는 누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플랫폼의 독점과 갑질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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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가 ‘플랫폼 기업 때리기’로 요약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과 중소상공인을 각각 대기업 및 하청업체 자리에 대입하는 등, 기존의 갑질 규제 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흔히 우리는 ‘시장’을 수요자와 공급자가 존재하고 특정 상품이 구매되고 판매되는 곳이라고 이해한다. 수요자는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공급자에 접근하고, 공급자들은 이 수요에 응하기 위한 제품을 제시한 뒤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이를 ‘단면시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플랫폼은 본인이 직접 수요자가 되지 않는다. 대신 수요자와 공급자의 만남을 촉진할 뿐이다. 즉 플랫폼에는 수요자가 둘인 셈인데 이 때문에 플랫폼시장을 ‘양면시장’이라고 칭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는 플랫폼도 을(乙)이 된다. 한쪽 수요자에게는 상품과 서비스를 싼값에 요구하는 ‘갑(甲)’이지만 다른 한쪽 수요자에게는 효율과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 살 깎기를 감수해야 하는 ‘을’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달시장을 예로 들 수 있다. 배달 대행 플랫폼은 가맹점과 배달라이더를 각각 수요자로 상대한다. 단순하게는 환경이 열악한 라이더가 을이고, 상대적으로 대행사는 갑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행사들은 또 다른 수요자인 가맹점으로부터 무리한 요구를 받는다.
브랜드파워를 갖춘 프랜차이즈기업들은 대행사들에 분 단위로 관리된 서비스를 요구한다. 한 헬스&뷰티(H&B) 브랜드는 고객에게 3시간 내 배송을 내걸고 있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 대행사에 ‘30분 내 픽업, 60분 내 배달 완료’를 요구하고 지키지 못할 시 페널티를 준다. 편의점들도 마찬가지다. 서비스질에 대한 압박이 대행사를 거쳐 개별 라이더에게 이어질 것은 뻔하다.
물론 배달대행시장은 아직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하지만 특정 플랫폼이 이미 지배적 지위를 차지한 영역도 이와 다르지 않다. 카카오택시는 일반 소비자에게 명확한 효용을 제공하면서도 수년째 유료화는 꿈도 못 꾼다. 돈을 내면 호출 성공률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포기했다.
플랫폼도 갑질을 당한다고 동정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플랫폼은 한쪽 소비자의 후생만 극도로 끌어올림으로써 트래픽 효과를 내고 이를 통해 이익을 노린다. 로켓배송, 무료반품 등을 앞세운 쿠팡이 대표적이다.
이에 플랫폼 상생에 앞서 양면시장의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을’로 보이는 소비자(소상공인)를 배려하라고 플랫폼에만 호통칠 것이 아니다. 어떤 편의도 당연시해왔던 또 다른 면의 소비자(일반 소비자)에게도 상생 책임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배달앱 이용자의 부담을 높일 수도 있는 ‘안전배달료’가 라이더 안전을 위하는 취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사례다.
소비자는 누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플랫폼의 독점과 갑질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진정한 플랫폼 상생을 위해 이용자도 적극 동참하는 책임 의식이 필요한 시기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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