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 독서도 놀이활동처럼.. "교실에 늘 웃음이 넘쳐나요"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대전금동초등학교 정스런 교사
아이들 마음엔 ‘놀이 자리’ 있어
욕구 충족될때 자아 효능감 쑥쑥
종이접기·풍선아트 등 자격증도
수업 방향·학급 문제 다루기서
학생·교사, 대등한 위치서 토의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할 수있게
즐거운 인생 살도록 힘 보탤 것”
“아이들은 마음속에 ‘놀이 자리’가 있어요. 그 자리를 많이 채워줘야 합니다.”
대전 서구 대전금동초의 정스런(41) 교사는 요즘 말로 ‘노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다.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놀이를 좋아하고, 놀이 욕구가 충족될 때 건강하게 자란다고 믿는 그는 최소한의 학습량을 채우면 학생들과 어떻게 놀지를 늘 궁리한다. 학습주제와 관련 있는 놀이활동이 많지만, 아이들은 그것이 공부인지 모르고 마냥 신나서 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종이접기 활용능력 초급지도사, 레크리에이션지도자, 풍선아트지도자, 유아체육지도자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 그의 교실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늘 넘쳐난다.
정 교사가 이토록 놀이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교실에서 놀이하듯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아이들의 ‘자아 효능감을 키우는’ 교육이 매우 중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배려와 규칙이라는 이름 아래 대다수 학생이 수동적이며 때론 억압적으로 단체생활을 할 때가 많은데, 정 교사는 이 모습이 안타깝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라도 숨 쉴 틈과 자신의 의견을 내는 편안함을 만들어가는 교육 활동을 많이 주고 싶었다”면서 “‘최대한 자유롭게 살아보자’는 교육철학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 교사의 노력 덕분일까. 그를 만나는 학생들은 매우 밝다. 선생님을 어려워하거나 꾹 참고 하기 싫은 것들을 해나가기보다 언제든 개의치 않고 의사를 표현한다. 수업에 대한 방향성, 놀이 문화, 학급 문제 다루기 등에 있어 학생들은 거의 언제나 교사와 대등한 자리에서 의견을 제안하고 해결해간다. 정 교사는 “이것이 자율이고 자유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에 무조건 따르는 학생들만 있지 않은 것, 아이들이 언제고 자신의 의문과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것, 우리 반 아이들이 놀고 공부하는 방식이 다른 반 아이들이나 선생님들께 신선한 아이디어가 돼가는 것, 그래서 좋은 부분들은 시나브로 스며들어 갔던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노는 걸 좋아하는 정 교사는 학창시절에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하고,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께 완전히 눈빛을 모으는 전형적인 바른 학생. 그래서일까, 그의 학창시절을 지금 돌이켜보면 ‘행복’이란 감정은 크게 없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경험 때문인지, 정 교사는 더더욱 학생들이 매 순간은 아니어도 많은 순간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고 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 교사는 학생들이 무엇보다 자신의 삶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한다. 그는 “원래 아이들은 자신의 소리를 잘 듣는다”며 “놀고 싶으면 놀고 하고 싶으면 하는데 그런 마음을 접지 말고 꿋꿋이 즐기면서 살아가라고 힘을 보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스로가 강압적인 자세를 고쳐나가고 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따뜻이 맞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타인을 사랑하기 이전에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지독히 사랑하면서 그 사랑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훗날 ‘정스런 선생님 덕분에 나는 학교 다닐 맛이 났어!’라며 추억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정 교사. 그는 “마지못해 학교에 다니는 게 아닌, 등교하는 순간부터 선생님이 보고 싶고 공부가 기대되고 놀 생각에 가슴이 부푼 아이들. 제가 만나는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이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아이들과 최선을 다해 놀고 함께 공부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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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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