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 흥행, KT는 알고 있었다..정확도 85% 빅데이터의 힘!

2021. 10.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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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가입자 행동·관심사 분석
미디어콘텐츠흥행 객관적 예측 등
고객원하는 상품·서비스발굴 주력
데이터기반 매출 비중 두자릿수 ↑
1조원 빅데이터시장 다각도 접근
이현주 KT 상무
KT 직원들이 인구 빅데이터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잘나가게’서비스 화면. [KT제공]

“이 드라마 과연 뜰까? 궁금하면 빅데이터한테 물어봐”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콘텐츠 업계에도 AI(인공지능)·빅데이터가 깊숙이 적용되고 있다. 해당 콘텐츠가 어느 정도 흥행할 수 있을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국내 IPTV 1위 사업자 KT는 900만 가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현주 KT AI(인공지능)·빅데이터사업본부 데이터트랜스포메이션 P(프로젝트)-TF 상무는 최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빅데이터의 핵심은 다양한 서비스 정보를 연결해 고객의 행동이나 관심사 등을 360도로 조명, 데이터의 완성도를 높여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도 빅데이터를 통한 수익 창출에 한창이다. 데이터 기반 매출 비중은 이미 두 자리 수를 넘겼다. 사업 전반에 걸쳐 빅데이터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셈이다.

▶정확도 85%...빅데이터로 콘텐츠 흥행 ‘객관적’ 예측= KT가 빅데이터 사업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콘텐츠다. 미디어 콘텐츠 흥행 예측 솔루션이 대표적인 예다.

기존 콘텐츠 투자 심의는 전문가들의 안목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주관적 판단으로 진행되다 보니 흥행 지수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미디어 콘텐츠 흥행 예측은 기존에 보유한 ▷작품의 장르나 제작년도, 회차 플레이타임, 배우/제작진, 작가, 시놉시스 등의 ‘콘텐츠 정보’ ▷‘시청데이터’ ▷‘고객 특성’을 인풋으로 흥행·시청·구매 정도를 분석한다.

이렇게 보유 콘텐츠들을 10단계로 나누어 각각의 흥행·시청·구매 등급을 부여한 뒤, 향후 제작할 콘텐츠가 1~10등급 중 어느 위치에 속하는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KT가 국내 1위 IPTV 사업자로서 방대한 양의 드라마·영화 특성 데이터, 900만 가입자의 시청·구매 이력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이 상무는 “흥행지수만 놓고 본다면 예측 정확도가 85%에 달한다”며 “할리우드의 워너 브라더스나 소니 픽처스에서 사용되는 솔루션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T 콘텐츠 솔루션에서 예측 흥행 1등급을 받은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방영 후 1등급에 해당하는 흥행 성적을 거뒀고, 예측 흥행 2등급의 ‘더 킹’도 실제로 2등급의 흥행 성적을 냈다. 이 정확도를 기반으로 이미 스튜디오 지니에선 투자할 콘텐츠를 필터링하고 있다.

이 상무는 “아직까진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심의 과정에서 사람의 주관적 평가를 보완하는 정도로 쓰이고 있지만 IBK산업은행, MBC 등 투자사 및 제작사들이 우리 솔루션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쯤엔 외부 사업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1조원 빅데이터 시장 뛰어든 KT...기업·소상공인도 ‘적극 지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2023년에 이르러서 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KT는 2006년부터 빅데이터 통합 분석 솔루션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공력을 들여왔다. 지난 해엔 사업 영역을 B2B로 확대해 소상공인들의 매출 분석을 돕는 ‘잘나가게’ 서비스도 시작했다.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상 매출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이 상무는 “기여도가 미미했던 데이터 기반 영업 매출이 이젠 전체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의 만족도도 높다. 올해 초엔 전국에 61개 매장을 운영 중인 A사의 향후 매출 및 메뉴 판매량 예측 컨설팅을 실시했다. 전체 지점별 특성, 매출, 메뉴별 판매량 등을 토대로 A사의 예상되는 일별 판매량과 매출 등을 파악했고, 이는 A사의 경영 의사 결정에 활용됐다. 아울러 심야 시간 대 지역별 유동인구와 심야 버스 노선 및 투입량을 분석, 최적화된 심야 버스 노선 경로를 구축한 것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KT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시도하겠단 방침이다. 이 상무는 “KT 내부 데이터 확보에 그치지 않고 그룹사 협력을 통해 금융, 커머스, 보험, F&B 시장 데이터까지 확보할 것”이라며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 구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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