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백혈병으로 병원에 있는 7년지기 친구야.. 내가 힘이 되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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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7년 지기 친구에게.
친구야 안녕? 나 네 7년 친구 이래경이야.
친구야, 이제 나 힘들지 않아.
사랑하고 내 옆에 있어 줘서 너무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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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울산교육감賞 이래경
사랑하는 내 7년 지기 친구에게.
친구야 안녕? 나 네 7년 친구 이래경이야. 어떻게 지내? 아마 넌 햇살같이 맑고 따스한 예쁜 웃음을 짓고 있겠지? 오늘 난 네 생일선물 카드도, 새해맞이 덕담 메시지도 아닌 오롯이 널 위한 고마운 마음을 이 편지에 담아 보기로 했어.
사실 그동안 우리의 어렸던 모습들, 지금 어엿한 중학생이 된 모습들 사이에 서니 문득 급성 백혈병으로 홀로 병원에 가 있는 네 모습이 스쳐 지나가더라고. 넌 항상 나보다 뛰어났고 그만큼 부러운 것도 많았기에 가끔은 쓸데없는 질투심으로 우리 사이를 절벽에 밀어 넣으려 했던 적도 있었어. 그때마다 항상 넌 내 곁을 외로운 도로 틈새 민들레를 보는 가로등처럼,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줬지. 그때마다 얼마나 고맙고 미안하던지. 그러고 보니 난 항상 네 도움만 받고 정작 네가 힘들고 지쳤을 땐 네가 날 이끌어줬던 것처럼 도와주지 못했더라. 괜히 어린 마음에 널 시기 질투하던 지난날의 내가 너무도 한심하고 원망스러운 거야.
친구야, 넌 내가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워했던 날들에도 꿋꿋하게 내게 손을 내밀어 줬고 내가 그 손을 밀어낼지언정 그럴 땐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손잡이와도 같은 원동력이 돼줬어. 덕분에 난 심리치료를 끝까지 잘 받아내고 네게 진심으로 웃어줄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어. 이젠 내가 널 안아줄게. 네게 힘이 돼줄게.
친구야, 이제 나 힘들지 않아. 항상 나를 배려해주고 슬픔에 잠식돼 허우적댈 때도 ‘쟤 왜 저러지?’라는 생각보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부터 가져줘서 고마워. 다른 아이들, 어른들과 달리 날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주지 않아서 더 고마워. 나의 가족 같은, 둘도 없는 나의 예쁜 친구가 너라서 난 너무나도 행복해. 비록 지금은 당장 마주할 수 없는 네 얼굴이지만, 나는 날마다 너와 함께한 사진들을 들춰보며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띠고는 한단다. 너와 떨어져 있는 나지만 항상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수화기 너머로나마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참 기뻐.
친구야, 힘들 때 내가 묵묵히 옆을 지켜줄게. 네가 호젓함을 느끼지 않도록 네 옆을 지키고 서 있는 멋진 친구가 돼줄게. 꼭 약속해. 3년 뒤, 너의 병이 다 낫고 나면 우리 함께 꼭 강가에 놀러 가자. 더욱 예쁘고 성장한 우리의 모습을 함께 바라보자. 먼 노을 보듯 그렇게 손잡고 함께 행복하기로 해.
나의 7년 지기 친구야. 사랑하고 내 옆에 있어 줘서 너무나도 고마워. 꼭 함께 이겨내자. 사랑해.
너의 ‘소울메이트’ 이래경 씀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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