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신선 복원 후 연일 남측의 태도 변화 촉구
[경향신문]
북한이 연이어 대외매체를 통해 남측 정부를 향해 대북 자세와 태도부터 바꾸라고 압박에 나섰다.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6일 보도한 현철 조국통일연구원 실장 명의 글에서 “공화국(북한)에 대한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부터 변해야 한다고 한 말씀은 북남관계는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나서는 원칙적 문제에 대한 가장 명확한 해답”이라고 밝혔다.
현 실장은 한·미연합훈련과 군비 증강,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 등을 “불신과 대결의 불씨”라고 규정하면서 “제반 사실들은 남조선 당국이 말로는 대화와 관계 개선을 떠들고 있지만 실지로는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진정한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에서 변하지 않는 이상 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현 국면이 화해 방향으로 전진하는가 아니면 악화 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남한) 당국의 자세와 태도의 변화 여부에 달려있다”고 압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부터 변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북남관계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시 시정연설에서 “10월초 통신선 복원”을 밝혔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난 4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 통신선 복원 카드로 임기가 8개월 밖에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정책전환에 적극 나설 것을 압박하면서, 남북, 북·미 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선전매체를 통해 연일 남측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 매체는 전날에도 남북관계 발전을 언급하며 “민족자주의 입장을 확고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기고문을 통해 “북남관계 개선은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의 도움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모든 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해결해나갈 때만이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측 정부를 향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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