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등 'K라면' 멕시코서 회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 <삼양식품 제공>

멕시코 정부가 불닭볶음면과 신라면 등 한국산 라면에 회수 조치를 내렸다. 닭고기가 들어있지 않은데 '닭고기 라면'이라고 표기하거나 이미지에 있는 당근이 실제 제품에는 들어있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은 지난 4일 33개 인스턴트 면 제품들에 대한 품질 조사 결과 9개 제조사의 12개 제품 총 12만9937개를 시장에서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 중 국내 제품은 삼양식품의 치즈불닭볶음면과 오뚜기의 오뚜기라면 닭고기맛, 농심 신라면 컵라면 등이 포함됐다.

치즈 붉닭볶음면의 경우 스페인어로 '매운 치즈맛 닭고기 라면'이라고 표기해 놓고 실제 표기 성분 상엔 '가공 닭고기맛 분말'과 '가공 닭고기맛'만 함유된 것이 지적받았다.

리카르도 세필드 PROFECO 청장은 전날 오전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치즈 붉닭볶음면을 예로 들어 "닭고기 흔적조차 없다. 닭고기에 입을 맞춘 것보다도 (닭고기 함유량이) 적다"며 '기만 광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닭고기 수급이나 할랄 인증 등의 이유로 수출용 불닭볶음면에는 닭고기 성분을 넣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여러 이유로 수출용 제품에 닭고기를 넣어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멕시코 문제는 패키지의 표기 방식을 바꿔 해결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제품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뚜기라면 닭고기맛의 경우 패키지의 고추 이미지가 당근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받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매운맛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고추 이미지를 넣었는데 소비자들이 (실제로 들어있지 않은) 당근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라며 "실제로 들어있지 않은 재료를 들어있다고 광고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라면 컵라면은 영양 정보가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멕시코 측으로부터 시정명령 등을 받지 못했다"며 "어떤 부분에서 누락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