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tvN 대표된 '유 퀴즈'..김민석·박근형 PD "신기할 따름" [인터뷰]①
3년 만에 이뤄낸 성과. 김민석 PD, 박근형 PD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이런 성장에 대해 “신기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김민석 PD는 ‘유 퀴즈’가 시즌제 예능으로 시작했다며 “사실 그때도 모두가 명확하게 ‘12개로 완결되는 스토리야’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잘 돼서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가지고 시작했던 건데 시즌3로 넘어가고, 시즌3부터는 휴지기 없이 레귤러처럼 하다 보니까 3년이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주년을 따로 기념하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3주년에 대한 얘길 많이 해주신다”면서 “지금 예능 판에서는 드물고 귀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뿌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근형 PD 역시 김 PD와 같은 마음이라며 “예전에 길거리를 다닐 때 길에서 만난 시민 분들이 무슨 프로그램이냐고 많이 물어보셨다. 그때 ‘무한도전’, ‘해피투게더’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지금 이렇게 많이 사랑해주시는 게 조금 체감이 안된다”면서 “감사할 따름이고 한 번쯤 거리로 나가 프로그램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콘셉트가 바뀌고, 표면적으로 찾아보면 유지되고 있는 게 드물 정도다. 테이블, 낚시 의자 정도”라며 “야외에서 실내로 들어왔고 우연한 만남이 약속된 만남이 되고 주제가 분명해지고 달라진 점들이 많아져 버렸는데도 프로그램을 대하는 자세, 출연자 분들을 대하는 자세, MC들이 프로그램을 대하는 자세, 프로그램이 이것을 담아내려는 자세, 초심을 잃지 않고 타인의 인생을 여행하듯이 정성껏 해보자는 마음을 잃지 말자고 한 것이 유지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제작진만 느끼면 무의미한 것이지만, 오랫동안 ‘유 퀴즈’를 사랑해주는 시청자들의 반응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며 “방송을 만들다 보면 우리가 잘못가지 않는지 되돌아볼 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런 것들을 통해 생각해보고 팀원들과 대화를 하고 중간점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거리에서 촬영을 할 때가 너무 좋았다며 “지금도 밖에서 촬영을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맘 때, 이 날씨였으면 MC들은 어땠을까, 만나는 분들은 어땠을까. 평소 골목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서 촬영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같은 상상을 많이 한다”면서 “그래도 지금의 포맷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 이걸 아예 포기하고 나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될 것 같고 절충을 잘 해서 지금의 포맷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만족하고, 예전 포맷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만족할 만한 걸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지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은 방송가의 큰 위기로 다가왔지만, ‘유 퀴즈’는 그 위기를 기회로 잡은 방송이다.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자연스러움, 그 과정에서 재미가 됐던 변수들은 사라졌지만 탄탄한 기획력과 섭외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소녀시대, 공유, 조승우, 황정민, 박지성 등 스타 자기님들은 물론 도배사, 유품정리사, 파이어족 등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비연예인 자기님들을 초대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직업, 인생 이야기를 전해주며 프로그램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의미를 되새겼다. 제작진의 고민과 노력이 깃든 방송은 매회 ‘레전드’를 경신하며 시청자들 사이에 N차 시청을 부르고 있다.
이어 “작가님들이 고생을 하셔서 나오는 주제, 섭외의 노력들이 프로그램을 좋아해 주시는 매력에 큰 이유들이 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과중되는 면들이 있어서 저희도 앞으로 어떻게 분담을 해나가야할지 고민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털어놨다.
박 PD 역시 “섭외 전부터 작가님들이 준비하시고 서치하시고 자료로 모아두는 게 방대하다”면서 “촬영 후에 편집을 하며 PD들도 공부를 해서 소화를 하고 조금 더 풍부하게 얘기나, 이분들이 하시는 이야기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을 한다”면서 “섭외로 바뀌면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생기긴 했다. 자기님이 책을 쓰거나 작품을 하신 게 있다면 그걸 다 틈틈이 보는 편이고, 예전부터의 발자취나 그런 걸 최대한 다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제작진의 노력은 방송에 고스란히 담기고 있다. 제작진이 출연하는 자기님들의 이야기와 삶을 이렇게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담아내기에 시청자들 역시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서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는 자기님들에게 공감을 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하고 응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방송을 채우는 자기님들에 대한 애정은 단연 프로그램의 애정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PD는 방송을 제작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묻자 “자기님들이 ‘유 퀴즈’에 출연하신 걸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섣불리 왜곡하지 않고, 고스란히 그 사람의 삶을 잘 압축해서 잔 전달해드리자는 책임감을 가지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은 섭외로 인해 방송이 완성되다 보니 직업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출연하신다. 길을 걷다가 만나기엔 힘든, 우연에 기대기엔 힘든 여러 업의 형태다. 그분의 인생 뿐만 아니라 그분이 종사하는 업이 잘못 왜곡돼 비춰지지 않도록, 이 업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잘 전달해드려서 정보에 있어서든, 재미라든지 그런걸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자기님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시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잘 담아서 전해 드리고 싶다”고 방송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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