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수상 일본 출신 마나베 "호기심 채우는 연구 했을 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처음에 기후변화가 이 정도로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호기심 채우는 연구를 계속했을 뿐이다."
지구온난화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5일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나베 슈쿠로(90) 미국 프린스턴대학 선임연구원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플한 연구를 깊게 하는 것이 중요"
"이산화탄소 삭감 각국의 연대 필요"
“처음에 기후변화가 이 정도로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호기심 채우는 연구를 계속했을 뿐이다.”
지구온난화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5일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나베 슈쿠로(90) 미국 프린스턴대학 선임연구원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노벨 물리학상은 나와 같은 연구로 수상한 사람이 과거에 없었다”며 “기후 물리학이라고 하는 주제로 수상해 매우 영광”이라고 자신의 연구가 세계적으로 평가받은 것에 기뻐했다. 그는 이날 뉴저지주 프린스턴대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영어로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강조했다.
마나베 연구원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수치로 밝혀낸 학자다. 노벨상 전형 위원회는 마나베 연구원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이 지표의 온도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을 실증했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제시한 그의 연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탈탄소 움직임의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마나베 연구원은 어릴 때부터 기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의 초등학교 동창은 <아사히신문>에 “마나베는 성적이 우수했고, 기상에 흥미가 많았다. ‘일본은 태풍이 오지 않으면 비가 적다’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주변 동료들은 “호기심 덩어리 같은 사람”, “자유롭고 소탈한 성격”, “즐겁게 연구하는 사람” 등으로 기억한다. 마나베 연구원과 같이 일했던 동료는 “연구를 좋아해 견딜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학생이나 동료 연구자로부터 인기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지난 2011~2016년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논문을 준비하면서 별도 개인 연구실을 구하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 연구한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다. 학생들은 종종 “노벨상은 언제 타나요?”라고 물었고, 마나베 연구원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에 수반하는 지구 온난화를 19세기에 예측한 스웨덴 과학자 아레니우스를 인용하며 “그가 먼저기 때문에 나는 무리”라고 익살스럽게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그러면서도 마나베는 연구에 자신만의 고집이 있었다. “심플한 연구를 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로 중요한 계산은 (고성능 컴퓨터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컴퓨터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자주 강조했던 말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것은 밝혔지만,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마나베 연구원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내가 연구해 온 것보다 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산화탄소를 삭감한다고 해도 한 나라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며 각국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마나베 연구원은 에히메현 출신으로 도쿄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해양 대기국에서 일했다. 나중에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 노벨 물리학상에 마나베를 포함해 독일의 클라우스 하셀만(89), 이탈리아의 조르조 파리시(73) 등 세 명이 공동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출신 노벨상 수상자(미국 국적 취득자 포함)는 마나베 연구원을 포함해 28명이다. 물리학상 수상자로는 12번째다. 일본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은 마나베처럼 호기심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9년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결정된 요시노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는 “쓸데없는 일을 잔뜩 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는다. 무엇에 쓸 수 있는지와는 별도로, 자신의 호기심에 근거해 새로운 현상을 열심히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손바닥 王자’ 진화하려던 윤석열 “우리나라 여자들이 점 보러다녀”
- 탈모인 향한 9600번의 ‘배신’…이거 다 불법광고입니다
-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정점식 의원실 압수수색
- [단독] ‘7시간 만에 사라진’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조항
- 공수처, 박지원 국정원장 수사착수…‘고발사주’ 제보 개입 의혹
- 홍준표 “내가 나이도 많은데” vs 하태경 “또 막말병 도졌더라”
- [케이스탯리서치] 이재명 31.1%-윤석열 19.6%-홍준표 14.1%
- [단독] 자영업자 대출도 한계 왔다…대부업 72% 증가
- 선주문만 15만대…‘제2의 테슬라’ 리비안이 다른점 세 가지
- [단독] 장애인·아동에 요양보호사 보내는 게 맞춤형 긴급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