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출새]"뒤로 걸으면 성기능 향상? 헬스조선 기사 팩트 체크"

박준범 2021. 10. 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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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6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선정수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건강은 시대를 불문하고 최고의 관심사죠. 하루가 멀다하고 건강 관련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많다고 합니다. 잘못된 건강 상식, 허위 정보 오늘 더더뉴스에서 자세히 짚어보죠.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의 선정수 기자 연결돼있습니다. 선 기자, 안녕하십니까.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안녕하세요.

◇ 황보선: 어제 포털 뉴스 메인 페이지에 <'걷는 방법'만 바꿔도 성기능 향상된다> 보도가 났는데. 이게 사실입니까?

◆ 선정수: 사실 아닙니다. 어제 기사는 헬스조선이 보도했는데요.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강화해 음경 혈관에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는 내용인데, 출처 또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습니다. 헬스조선은 이런 기사를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근원을 파악해봤는데 2009년 자사 보도를 지속적으로 재인용해 포장만 바꿔 재사용 중입니다.

◇ 황보선: 최초 보도에는 근거가 있었나요?

◆ 선정수: 헬스조선은 2009년 <뒤로 걸으면 '남성 건강'에 좋아> 기사를 보도했고, 근거는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팀이 남성 노인 22명(평균 71.95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진 교수는 "걷기 등 운동을 하면 혈관이 건강해지는데 음경 혈관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고, 그는 "걸으면 발기력이 향상되며 특히 뒤로 걷기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헬스조선은 뒤로 걷기가 성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를 7건 보도했고요. 최근 보도는 일주일 전인 9월29일입니다.

◇ 황보선: 그럼 근거가 있는 것 아닌가요?

◆ 선정수: 보도의 출발점이 됐던 진 교수의 연구를 찾아봤습니다. 대한노인병학회지에서 진 교수의 연구 <앞·뒤 걷기 운동과 골반저 근육 운동이 남성 노인의 성기능과 기능적 체력에 미치는 영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는 보도 내용과 다릅니다. 논문은 연구 결과에 대해 "3개월간의 앞·뒤 걷기 운동과 골반저 근육 운동의 복합 운동 수행이 남성 노인들의 성기능과 기능적 체력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황보선: 그럼 논문에는 효과가 없다고 발표하고 언론 인터뷰에선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네요? 모순적인데요?

◆ 선정수: 진영수 교수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내서 확인 요청을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논문의 결론에 따라 이 보도는 사실과 다름으로 판정할 수 있습니다.

◇ 황보선: 백신 관련 허위정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데 부항이 등장하고 그래요? 무슨 일입니까?

◆ 선정수: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은 주사를 맞은 뒤 약물을 빼내면 접종 후 이상 반응을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 황보선: 뱀독 빼는 것도 아니고... 사실입니까?

◆ 선정수: 뱀독도 상처를 내고 피를 뽑는 방식으로 빼지 않는다고 합니다. 효과가 없어서요. 근육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백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항으로는 약물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 황보선: 피를 빼내면 뱀독도 약물도 빼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왜 안 됩니까?

◆ 선정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백신 접종 후 노끈으로 어깨를 묶어 약물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억제한 뒤 부항으로 혈액을 제거하라고 알립니다. 이렇게 하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부항은 피부와 피부 바로 밑 모세혈관에 작용하는 방법입니다. 근육층에 주사로 주입되는 약물을 뽑아낼 수는 없다고 합니다. 대한한의사협회 서병관 학술이사는 "부항으로 백신 약물을 뽑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서 이사는 "백신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 이런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은 항체 형성을 위해 항원을 주입하는 행위로 주입 즉시 몸에 퍼진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근육주사를 맞은 뒤 수분 이내에 약물이 흡수되기 시작하는데요.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전신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접종 후 15분 동안 병원에 머물며 관찰하기를 요구합니다. 15분이 지나 병원을 떠날 때는 이미 약물이 체내로 흡수된 이후입니다. 주사를 맞은 뒤 대기 장소에서 어깨를 노끈으로 묶는다면 어떤 병원 간호사가 가만히 보고 있을까요?

◇ 황보선: 약물 흡수를 방해하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면서요?

◆ 선정수: 주사 맞기 하루 전에 어깨를 강하게 때려 피멍을 들게 하라는 루머도 퍼지고 있습니다. 주사맞을 부위에 미리 피멍이 들게 하면 급성 어혈이 생겨 주사액이 몸에 퍼지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이후 집에 와서 부항으로 약물을 뽑아내라는 내용입니다.

◇ 황보선: 이 방법도 좀 황당한데요.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까?

◆ 선정수: 이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멍은 피부 아래의 혈관이 손상되면서 피가 주위 조직으로 새어 나와 피부를 통해 검거나 푸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역시 피부 깊이에서 진행되는 현상이죠. 근육에 약을 주입하는 코로나19 백신의 흡수를 저해할 수는 없습니다. 근육을 손상시킬 만큼 강한 타격을 받는다면 어쩌냐고 물어보실 분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백신 이상반응 피하려다가 주사 맞기 전에 응급실 신세 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 황보선: 접종 후 자석을 가져다 대라. 이런 이야기도 떠돌고 있다면서요?

◆ 선정수: 백신 접종 후 자석을 대서 산화 그래핀을 자석 주변으로 몰리게 한 다음 부항을 떠서 피를 뽑아내라는 이야기인데요. 이것도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백신을 접종한 뒤 몸에 금속이 붙는다는 내용의 루머가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기도 했었는데요. 이것은 이미 허위 정보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그래핀을 체내용으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미국 내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에는 모든 금속성 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금속성 물질이 포함되지도 않은 백신 접종 부위에 자석을 들이댄다고 해도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 황보선: 이런 황당한 루머들은 도대체 왜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 선정수: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백신 접종은 회피하면서 접종 완료 인센티브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 겹치면서 이런 이상한 꼼수가 여기저기로 퍼져나가는 걸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26일 이후 30주가 지난 9월 26일 현재 5985만2412건의 접종이 실시됐습니다. 이 가운데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건수는 26만74건입니다. 비율로 따지면 0.43%에 그칩니다. 전체 접종 사례의 99.57%인 5959만2338건은 이상 반응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아프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니까 주변에 많은 것 같다고 느껴지는데 사실 아무말 않고 묵묵히 접종을 마친 분들이 99.6%에 이른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황보선: 이런 꼼수가 횡행하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요?

◆ 선정수: 이런 행위는 자신과 공동체를 모두 위험에 빠뜨립니다. 집에서 상처를 내고 부항으로 피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에 노출됩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부항을 떠봤자 약물이 뽑혀 나오지도 않지만 만약 약물이 뽑혀 나온다고 해도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 완료자로 집계돼 적절한 방역 조치 없이 다중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방역 체계를 속이고 우리 공동체를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입니다. 절대로 이런 거짓정보에 속아 따라하면 안 됩니다. 정 백신 접종이 두려우면 그냥 안 맞으시는 게 낫습니다. 꼼수 부리다가 내 건강 해치고 공동체를 감염시킵니다.

◇ 황보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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