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도덕적 파산… 이익을 사람보다 우선” 美의회서 내부고발자 폭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전 직원이 미국 상원 청문회에 나와 “(페이스북이) 이익을 사람보다 우선시한다”며 페이스북 내부 문제점을 폭로했다.
미 연방상원 상무위원회 소비자보호소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청문회를 열고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프랜시스 하우건(37)을 출석시켰다. 하우건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과 CBS 인터뷰 등을 통해 페이스북이 이윤 최우선 정책 때문에 어린이·청소년 정신 건강에 해악을 끼치는 콘텐츠와 운영 방식을 개선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하우건은 구글 등 대형 IT 회사에서 검색·추천 관련 알고리즘 개발에 참여한 인물로, 지난 4월까지 페이스북에서 가짜 뉴스 대응과 방첩 활동 관련 업무를 하다 퇴사했다.
하우건은 3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은 회사 이익과 사람들의 안전 문제를 놓고 반복적으로 충돌했다. 회사는 일관되게 자사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그 결과 더 많은 분열과 해악, 더 많은 거짓, 위협, 더 많은 전투가 일어났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2018년 사용자와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게시물 노출에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으로 알고리즘을 재설계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이 잘못된 정보, 충격적 콘텐츠를 조장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주장이다.
하우건은 “페이스북 경영진은 어떻게 해야 페이스북과 (계열사)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이익을 사람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에 필요한 변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사용 연령을 17세로 높여야 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의회 차원의 빅테크 기업 규제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의결권 55% 이상을 쥐고 있다며 “마크는 숫자 주도적인 조직을 만들었고, 숫자들이 결정을 내렸다”며 “궁극적으로 모든 책임은 저커버그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우건은 또 페이스북상에서 중국 당국의 위구르인 감시, 이란 정부의 타국 첩보 활동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페이스북에 대해 강력한 국가 안보상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날 하우건의 증언을 들은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은 도덕적으로 파산했다”며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심판의 순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는 6개의 소셜미디어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뉴욕타임스는 “빅테크와 소셜미디어 규제 목소리가 민주당과 공화당을 통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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