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지지율, 스가보다 저조..이달 말 선거 '발등에 떨어진 불'
일본 국민, 아베·스가 노선서 탈피 원해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벌써부터 지난 4일 제100대 일본 총리에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기시다 내각의 첫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전임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 때와 비교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4~5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 대상으로 긴급 유·무선 여론조사(응답자 972명)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 때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스가 내각 지지율이 65%로 조사된 바 있다.
내각 출범 시점의 지지율로는 기시다 내각이 스가 내각보다 20%포인트(p) 낮은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출범 직후의 지지율로는 현재의 방법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1년 고이즈미 내각 이후 아소 내각의 48%를 밑돌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로는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를 도와준 주요 파벌들에 대한 보은 인사를 함으로써 자민당이 '도로 아베당'이 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아소 다로 전 부총리 겸 재무상과 더불어 이른바 '3A'라 불리는 아마리 아키라 전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을 요직 중인 요직인 간사장에 앉혔다. 간사장은 당의 자금을 관리하고 공천권을 쥐고 있으며 당 인사에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당내 2인자로 불린다.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은 부총재가 됐다.
또 내각 인사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요구대로 호소다파인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상을 총리관저의 2인자이자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 앉혔고, 아소 부총재의 처남인 스즈키 슌이치 전 환경상을 재무상에 임명했다. 또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유임하는 등 내각의 주요 인사가 아베 전 총리의 측근 및 친인척으로 채워졌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시다 총리의 이러한 인사를 두고 "아베 전 총리에게 업혀가는 정권"이라며 "이 정도면 아베 전 총리가 (다시 총리를) 하는 게 낫다"고 꼬집을 정도였다.
기시다 총재의 이러한 보은 인사에 대한 여론은 매우 좋지 않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로 선출됐을 때 "다시 태어난 자민당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이나 당 인사의 면면을 보고 다시 태어난 자민당을 실현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24%에 그쳤고, "실현할 수 없다"는 54%에 달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정권이나 스가 정권의 노선을 이어받는 것이 좋다고 답한 사람은 23%였고 '이어받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55%였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4~5일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장관 인선에 대해서 '기대감을 가진다'가 21%에 불과했으며, '기대감을 가질 수 없다'가 무려 51%에 달했다.
또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재의 영향력이 커진 점이 기시다 총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59%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23%)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일본 국민들이 새 총리가 아베 전 총리와 그의 계승을 표방했던 스가 전 총리의 노선에서 탈피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쇄신보다는 주요 파벌을 배려한 보은 인사를 함으로써 벌써부터 지지율 이반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대로라면 기시다 총리가 오는 31일로 예정한 중의원 선거에서 '한 방'을 얻어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면서까지 이번 선거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을 상실하지는 않더라도 전보다 의석수가 줄어들 경우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나 아소 부총재의 눈치를 봐야 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우 권력 기반이 강해져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있는 점에 힙입어 중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는 계산이다.
이에 맞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야권 단일화를 추진, 자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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