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중장년층 아쉬움 남긴 아침 일일극 폐지
수익 중심의 방송 제작 시스템에 시청자들 아쉬움만 남아
SBS '아모르파티'를 마지막으로 지상파 아침 드라마들이 모두 막을 내렸다. 표면적으로 아침 드라마의 경쟁성이 부족했다는 이유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텅 비어버린 아침 드라마의 빈자리를 느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 1일 '아모르파티'가 종영했다. 전작 '불새 2020'과 비교했을 때 시청률 추이는 소폭 올랐지만 결국 정보 전달 프로그램에 밀리고야 만 것이다. SBS는 아침 드라마의 빈 자리를 두고 비교적 제작비가 적게 드는 교양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다. SBS 관계자는 "아침 드라마 시간대는 보도, 생활정보, 교양 프로그램에 더 최적화돼있다"며 "대중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아침 드라마를 폐지하고 해당 프로그램들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KBS도 아침 드라마를 폐지했다. 마지막 작품은 '차달래 부인의 사랑'다. 당시 KBS의 아침 드라마 폐지는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결과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지난 2018년 MBC는 아침 드라마 제작 포기를 알리며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이고 이를 과감히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하여 앞으로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다가가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KBS, MBC에 이어 SBS까지 아침 드라마 제작을 포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침 드라마들이 더 이상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침 드라마들이 가져다주는 수익 악화가 폐지의 가장 큰 요인이다. 정보 전달성 프로그램 경우에는 광고 수익이 창출되며 방송사의 이익으로 이어지지만 아침 드라마의 경우 수익이 적어지면서 제작 부담이 늘어났다. 또 시청자들의 TV 시청 플랫폼이 다양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는 재방송 시스템 구축이 활성화됐다. 시간대에 맞춰 보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방송을 더이상 챙겨보지 않게 된 상황"이라 말했다.
드라마 시장 판도 변화에 따른 수순?
과거 아침 드라마는 중장년층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아침드라마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며 최고의 화제성을 거머쥐던 시절도 있었다. 일명 '김치 싸대기'로 불리는 장면을 낳은 MBC '모두 다 김치'는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15.4%까지 기록했다.
또 지난 2014년 방송된 MBC '사랑했나봐'의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는 중이다. 이처럼 명장면과 유행어까지 배출해냈던 아침드라마인 만큼 폐지는 더욱 안타까운 결과다.
과거 영화 '칠곡 가시나들' 김재환 감독은 KBS 아침드라마의 폐지를 두고 "KBS는 불륜으로 욕을 먹고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하지만 불륜은 작가의 창의력 부족이다. 할머니들이 왜 피해를 받아야 하나. 시골에서는 아침 드라마 시청률 100%"라면서 "할머니들이 문화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게 TV다. 가장 중요한 게 KBS다. 할머니들은 댓글도 못 달고 항의 전화 못 한다. 할머니들의 낙을 빼앗은 KBS에 성토해달라"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통속극 매니아, 소외된 고정 시청층
이처럼 아침 드라마들은 더이상 시청자들을 만나지 못한다. 정말 주 수요층인 중장년대 시청자들이 TV 앞을 떠난 걸까. 최근 KBS 주말드라마들은 꾸준히 두 자릿수의 시청률을 받는 중이다. 트롯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로 시청률 부분에서 큰 두각을 보였다. 방송사들이 단순히 시청률 저조로 인해 아침드라마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시청자들은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고정 시청자층이 컸던 만큼 정보 전달 프로그램보다 드라마를 원하는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이에 한 고정 시청자는 "아침 드라마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자극적인 전개라지만 통속적인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KBS는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에 아침드라마를 다시 제작할 당시 "아침 시간대에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지상파 3사가 과연 시청자들을 위해 아침드라마를 폐지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방송 관계자들은 모아 아침 드라마들이 경쟁력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익 보장을 기준으로 드라마 폐지를 논하는 것은 꽤위험한 발상이다. 광고 수입이나 시청률이 보장되는 프로그램들만 제작된다면 '오징어 게임' 같은 K-콘텐츠의 신드롬이 나왔을까. 방송사들은 드라마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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