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내각, 역대 내각 중 출범 직후 지지율 최저 수준..턱밑 총선 어쩌나

2021. 10. 6. 09: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사히 20년간 조사 결과..타 언론사 조사에서도 저조
아베·스가 정권의 '문제아' 재기용 영향..선거 전략 비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새로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임기 초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허니문 효과’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지 못해 ‘제 3기 아베 내각’이라 불리는 것이 지지율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아사히(朝日)신문이 4∼5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5%가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고 반응했고 20%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범 직후 지지율은 현재와 같은 방식의 조사를 시작한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이후 가장 낮았다.

2001년 이후 고이즈미를 시작으로 기시다까지 10차례(아베는 2회로 간주)의 총리 교체와 새 내각 발족이 있었는데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앞서 최저 기록이었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48%)보다 낮았다.

직전 스가 내각은 출범 직후 지지율 65%를 기록해 역대 3위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저조는 다른 언론사의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역시 4∼5일 실시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TV도쿄의 공동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59%로 아사히보다는 높았으나 현행 방식을 채택한 2002년 이후 발족한 9개 내각 중 7위였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지율 49%를 기록해 2001년 이후 발족한 10개 내각 중 아소 내각(4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다만 마이니치의 경우 중간에 조사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의 조사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56%를 기록해 이날까지 확인된 주요 언론의 조사 결과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1년 전 스가 내각과 비교하면 18% 포인트 낮았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저조한 것은 앞선 정권의 부정적인 측면과 단절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사히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5%는 기시다 정권이 아베·스가 정권을 계승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반응했다. 계승을 원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3%였다.

하지만 약 7년 9개월 이어진 아베 정권과 아베를 계승한 스가 정권에서 요직에 있던 파벌 수장이나 아베의 측근이 이번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등 기시다 정권의 인선은 민의와 배치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시다는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산 아베 측근 아마리 아키라(甘利明)를 자민당 2인자며 자금관리 책임자인 간사장에 앉혔다.

그는 아베 정권과 사학 재단의 유착 비리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무성 공문서 변조 사건의 정점으로 의심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부총리 겸 재무상을 자민당 부총재로 임명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 [AP]

이달 31일 총선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내각 지지율이 낮게 나오면서 자민당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각료를 지낸 한 자민당 인사는 내각 지지율에 대해 “선거하는 우리들로서는 그 정도라면 두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아사히는 6일 전했다.

각료 출신의 다른 정치인은 “아마리의 ‘정치와 돈’ 문제로 지지율이 10%(포인트)는 낮아졌다”고 분석하고서 선거 때 자민당이 간판으로 삼을 인물로 기시다가 아니라 총재 선거 때 당원들 지지에서 선두였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행정개혁 담당상을 꼽았다.

여론 조사 결과를 전해 들은 자민당의 한 간부는 “적어도 50%는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라며 낙담했다고 마이니치는 분위기를 소개했다.

4일 내각을 발족한 기시다는 열흘 후인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에 총선거 투·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선출 후 전후 최단 시간에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며 해산 후 투표일까지의 기간(17일)도 전후 가장 짧다.

이는 내각 출범 직후의 기대감에 편승해 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점하고 아마리 간사장 등 문제 인사에 대해 야당이 추궁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지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낙승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