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파죽지세(破竹之勢)

2021. 10. 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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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염(司馬炎)은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를 없애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국호를 진(晉)으로 바꿨다.

그가 곧 무제(武帝)로, 서기 265년의 일이다.

"얼마 있으면 봄비로 강물이 범람하고, 장마에 전염병이 돌지 몰라 걱정입니다. 당장 오나라 도읍 점령이 어려우니 일단 회군한 뒤 가을철에 다시 오는 게 어떻겠습니까."

두예는 곧바로 군사를 재정비해 글자 그대로 파죽지세처럼 단숨에 오나라 수도 건업을 함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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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풀이
破 : 깨뜨릴 파
竹 : 대 죽
之 : 갈 지
勢 : 기세 세

대나무를 쪼갤 때의 맹렬한 기세라는 뜻으로
세력이 강대해 대적할 상대가 없음을 비유 -《진서(晉書)》

사마염(司馬炎)은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를 없애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국호를 진(晉)으로 바꿨다. 그가 곧 무제(武帝)로, 서기 265년의 일이다. 이때는 유비가 세운 촉(蜀)나라도 이미 멸망한 뒤여서 삼국 중에서는 오찍 동쪽의 오(吳)나라만 남아서 버티고 있었다. 중국 천하를 놓고 진나라와 오나라가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나라 안을 정비한 무제는 오나라 정벌에 나섰다. 진남대장군 두예(杜預)가 파견 군대의 지휘관으로 사마염의 명을 받아 20만 군대를 거느리고 오나라를 침공했다. 힘들게 무창을 점령해 교두보를 확보한 두예는 휘하 장수들과 오나라군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작전 회의를 열었다. 한데 한 장수가 나서 엉뚱한 주장을 했다. “얼마 있으면 봄비로 강물이 범람하고, 장마에 전염병이 돌지 몰라 걱정입니다. 당장 오나라 도읍 점령이 어려우니 일단 회군한 뒤 가을철에 다시 오는 게 어떻겠습니까.”

순간, 장수들이 술렁대고 그의 의견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하나 둘 나타났다. 그러자 두예가 단호히 말했다. “그 무슨 소린가. 지금 우리 군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이 높아, 마치 대나무를 쪼갤 때의 맹렬한 기세(破竹之勢)와 같네. 대나무는 일단 쪼개지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칼날을 대기만 해도 저절로 쪼개지는 법인데, 어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단 말인가.”

작가/시인

두예는 곧바로 군사를 재정비해 글자 그대로 파죽지세처럼 단숨에 오나라 수도 건업을 함락시켰다. 오왕 손호(孫晧)는 손을 뒤로 묶은 채 수레에 관을 싣고 사죄의 뜻을 보이며 항복했다. 이리하여 삼국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예는 오나라를 평정한 공으로 당양현후(當陽縣侯)에 봉해졌다.

파죽지세(破竹之勢)는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세력이 강대해 상대를 거침없이 물리치는 형세를 일컫는다. 오늘날에는 거침없이 일이 잘 풀리거나 처리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세여파죽(勢如破竹)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유튜브 ‘신동열의 문학산책’에서 고사성어와 5분 인문학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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