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미국 퇴역장군의 한국 대선개입?
"윤석열은 누구? 이재명에 전하라"
맥매스터 전보좌관 "韓정부 미친짓"
장성출신 대표적인 친일 미국관료
조선, 중앙일보만 불러 스피커활용
북한문제로 국내정치 개입, 新북풍
미국 정가에서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중진 의원은 미국을 방문중인 한국의 정치인을 최근 만나 나름의 한국 대선 관전평을 내놓았다고 한다.
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정치적 스타가 없기는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고 한다.
검찰총장이 곧바로 대통령이 되는 일은 미국 정치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윤 후보의 정치적 입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렸다는 것이다.
또 북한문제에 관한 한 워싱턴 정가에서 목소리가 큰 전직 관료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북 인식이 불안하다며 훈수를 뒀다고 한다.
이 후보를 주한미군 사령부를 관할하고 있는 지역의 주지사(경기도지사)로 미국에 알리면 반감이 작아질 거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월스트리저널 기자는 지난주 일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군은 점령군'이라고 말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허버트 맥매스터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다.
6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따르면 맥매스터는 전날 워싱턴에서 이 매체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정의용 외교부장관의 대북 제제 완화 필요성 제기에 격한 말로 응수했다.
두 매체에 따르면 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미친 짓'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북한에 양보를 하는 것은 전례에 비추면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결과가 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논리다.
그는 대신 가장 승산이 있는 대북 정책은 '맥시멈 프레셔(최대압박)'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우리정부의 유연한 대북 접근에 북한이 남북통신선 재개로 화답하는 등 한반도에 조성된 해빙 무드가 못내 못마땅한 듯 하다.
그는 워싱턴에 지국을 두고 있는 국내 언론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만 불러모았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가장 비판적인 언론사만 따로 불러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는 스피커로 활용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실제로 두 신문은 그의 발언을 이날 지면 1면과 8면에 각각 배치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맥매스터는 북한과 평화공존을 추구한 남한의 역대 진보정부의 대북 철학과는 상극을 이루는 인사다.
이날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햇볕(Sunshine)정책'에 빗대어 '달빛(Moonshine)정책'으로 불렀다고 한다.
남한정부가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한 비현실적인 추정에 근거했다"는 것이다.
3성 장군 출신인 그의 대북인식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있던 때인 2017~2018년 사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의 재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라는 말로 상징되는 최대 대북 압박기였다.
그가 트럼프 보좌관 자리에서 교체되지 않았다면 한반도에서 미국과 북한은 핵전쟁을 치렀는지도 모를 일이다.
맥매스터는 현재는 워싱턴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에서 일본석좌로 일하고 있다.
허드슨 연구소는 연구소 홈페이지에 소개된 것처럼 '60년간 강력한 일본,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옹호해온' 기관이다.
맥매스터도 일본석좌로 취임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같은 직접적인 위협과 중국 공산당이라는 간접적인 위협에 비추어 볼 때, 일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일본의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고 여론 형성을 시도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미국이 한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내년 한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한국 정책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을 겁박했다.
맥매스터가 이런 국내 기류를 읽으면서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을 '미친 짓'으로 규정하고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 했다면 그 것은 미국발 '북풍'과 다르지 않다.
만약 기자가 맥매스터와의 간담회 자리에 초대됐다면 로욜라 매리마운트대학 톰 플레이트 교수의 조언을 전했을 것이다.
"국제사회가 남북 분단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길을 남북 스스로 찾도록 놔둬야 한다. 주변국들이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오직 깊은 겸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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