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파산 선언해야"..미 의회서 난타당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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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도덕적 파산을 선언해야 한다."
내부고발자의 의회 증언으로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 여론과 규제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더 거세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수년간 의회가 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IT) 업체의 문제를 조사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내부고발자가 '영업 비밀'까지 폭로하면서 규제 움직임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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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해롭고, 분열 부추기고, 민주주의 약화"
'중독 조장·방치 담배회사와 마찬가지' 지적도
“페이스북은 도덕적 파산을 선언해야 한다.”
내부고발자의 의회 증언으로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 여론과 규제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더 거세지고 있다.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호건은 5일 미국 상원의 소비자보호 소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나와 이 업체가 청소년의 정신적 문제나 정치적 양극화를 조장하면서 이윤 최대화에 골몰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청문회는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페이스북의 문제에 대한 미국 언론과 정치권의 폭로와 조사의 절정 국면으로 볼 수 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청문회에서 호건은 “페이스북 서비스는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부추기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믿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 “회사 지도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았지만 필요한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올해 1월6일 의사당 난동 사건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정치적 선동을 어떻게 확산시켰나, 코로나와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 확산에 기여했나, 또 페이스북이 확산에 기여한 잘못된 정보가 미얀마와 에티오피아의 종족 간 폭력에 기여했나 등을 질문했다. 호건은 ‘좋아요’ 횟수나 댓글 수로 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이 큰 문제를 계속 낳고 있다며, 이런 시스템이 에티오피아에서 종족 간 폭력에 부채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다 5월에 퇴사한 호건은 앞서 페이스북의 문제에 대한 수천쪽의 자료를 <월스트리트 저널>에 제공해 보도를 이끌었다. 보도 내용을 보면, 페이스북은 콘텐츠 알고리즘을 통해 온라인상의 정치적 양극화를 조장해왔으며, 인스타그램이 10대 여성 청소년들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상원 소비자보호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먼솔은 호건이 제보한 수천쪽 문서와 그의 증언을 “폭탄선언”이라고 표현했다. 블루먼솔 의원은 페이스북을 담배 회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해로움을 숨기면서 중독성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기만한 담배 회사들과 페이스북의 행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미국 어린이들은 페이스북 서비스에 중독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수년간 의회가 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IT) 업체의 문제를 조사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내부고발자가 ‘영업 비밀’까지 폭로하면서 규제 움직임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가짜 뉴스 확산 등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업체들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법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호건은 “페이스북은 조사관들이나 규제 당국이 페이스북 시스템의 진정한 역학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벽 뒤에 숨어왔다”며 “의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이 치유화 화해를 위해 먼저 “도덕적 파산”을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자사에 대한 공격이 전체 맥락을 배제한 채 짜맞춘 사실과 논리, 오해 등으로 점철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호건의 의회 증언 뒤, 그는 회사 고위 경영진과의 의사 결정 회의에 참여한 적도 없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많은 문제들에 관한 호건의 묘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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