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차차차'의 숨은 공로자들 [윤지혜의 슬로우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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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야기는 그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삶이 함께 일구어낸 결과다.
이봉련은 화정이 영국에게 가진 양가적인 마음, 사랑해서 결혼했고 그래서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복합적인 속내를 섬세한 표정 연기로 차분히 쌓아가며, '갯마을 차차차' 시청자들로 하여금 조연인 화정의 존재에 홀딱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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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하나의 이야기는 그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삶이 함께 일구어낸 결과다. 실제 삶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연과 조연, 그 외로 분량의 차이가 주어지지만 실재적 삶에서도 해당하는 삶의 주인의 비중이 가장 막대하지 않은가. 이야기 또한 이야기의 주인인 인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 게 당연지사다.
그러나 간혹 이 스포트라이트를 약화시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인공만큼 비중이 넉넉하지도 않으면서 나올 때마다 얼마나 살뜰히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혹자들에겐 중심 인물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자리매김까지 하는 것이다.
tvN ‘갯마을 차차차’(연출 유제원, 극본 신하은)에서 바닷마을 공진에 사는 사람들, 여화정(이봉련)과 장영국(인교진), 오춘재(조한철), 조남숙(차청화) 등이 대표적 예다. 이혼한 사이인 화정과 영국은 함께 살았다 갈라진 사람들답게 마주칠 때마다 못 잡아 먹어 안달이지만 그렇다고 둘 사이에 헤어질 만한 특별한 사유는 없어 보였다.
그러다 영국의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어찌 보면 상당히 진부한 감정의 발로여서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화정이나 영국에게 몰입이 안 된다고 작품 자체에 집중하지 못할 건 또 아니라서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배우 이봉련과 인교진이 화정과 영국을 그냥 그렇게 스쳐 지나가도록 둘 리가 없었다.
이봉련은 화정이 영국에게 가진 양가적인 마음, 사랑해서 결혼했고 그래서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복합적인 속내를 섬세한 표정 연기로 차분히 쌓아가며, ‘갯마을 차차차’ 시청자들로 하여금 조연인 화정의 존재에 홀딱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인교진 또한, 자신의 마음이 누구를 향하는 지도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영국을 안성맞춤으로 담아내며 미워할라야 미워할 수 없는 전남편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덕분에 화정과 영국의 이야기는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갯마을 차차차’의 중심에 놓인 혜진과 두식(김선호)의 것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춘재와 조남숙도 빼놓을 수 없다.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딸아이를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춘재는, 과거에 ‘오윤’이란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했으며 여전히 재개할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더욱 뚜렷한 정체성은, 하나 있는 딸을 위해서라면 그까진 전직 가수로서의 자존심 다 버리고 무엇이든 하고 마는 딸바보 아빠라는 것이다. 배우 조한철은 방금 전까지 가수 오윤으로 무대에 섰으면서도 딸이 좋아한다는 아이돌 가수를 향해 딸을 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전력질주를 하는 춘재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데. 이 장면을 보는 우리들은 춘재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게다.
조남숙은 공진의 모든 소문을 관장하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남 이야기를 캐고 나누고 퍼뜨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에 알맞게 목소리도 모션도 큼지막한 그녀는 자칫 밉상으로 여겨질 위험이 다분했으나 배우 차청화가 특유의 연기력으로 밀어넣은 천연덕스러움이 남숙에게서만 볼 수 있는 귀여운 매력으로 작동하며 이제는 ‘갯마을 차차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이 외에도 감리 할머니(김영옥), 혜진의 친구 표미선(공민정) 등, ‘갯마을 차차차’에는 중심 인물만큼의 힘을 발휘하는 주변 인물이 한 둘이 아니다. 이들 보는 맛에 ‘갯마을 차차차’를 찾는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니, 오랜만에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드라마가 탄생했다며 사랑받고 있는 ‘갯마을 차차차’의, 그야말로 숨은 공로자들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갯마을 차차차']
갯마을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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