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파엠' 양정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속 집 주인 논란, 화가의 집으로 추정"

6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미술사학자 양정무가 수요일 코너 '무식탈출-미술'에서 '풍경화를 따라 떠나는 세계여행' 테마로 겸재 정선의 산수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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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DJ 김영철이 "양정무 교수님, 만약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면 누구의 어떤 작품 속이 좋을지 추천해달라"는 한 청취자의 사연을 전하자 양정무는 "르누아르의 '뱃놀이 파티'라는 그림. 요즘 파티나 모임 같은 게 거의 없으니까 상상으로라도 그림 속에 들어가 와인 한 잔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양정무는 '풍경화를 따라 떠나는 세계여행' 세번째 시간을 맞아 1751년작 겸재 정선의 산수화 '인왕제색도'를 소개하며 "이 작품은 국보 제 216호다. '인왕제색도'는 인왕산의 비 갠 모습이라는 뜻이다. 이 그림은 겸재 정선이 일흔다섯살 때인 1751년 윤5월 하순에 그려졌다. 당시 승정원일기를 보면 날씨 기록이 나와있는데 윤5월 19일부터 25일까지 장마비가 내렸다고 되어 있다. 미술사학자 오주석 선생님은 이 그림이 윤5월 25일 오후에 그려졌다고 추정하신다. 실제로 보시면 폭포와 비구름이 깔려있어 장마끝의 느낌을 잘 보여준다. 75세 노화가가 자신의 완숙한 기량을 뽐내는 그림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영철이 "이 그림이 어느 쪽에서 바라본 인왕산인지도 궁금하다. 위치도 나왔냐?"고 묻자 양정무는 "실제 그려진 위치에 대해 여러 설이 있는데 오늘날 서촌에서 바라본 풍경인 건 확실한 것 같은데 정확한 곳은 효자동 주민센터라는 설도 있고 옥인동에서 바라본 풍경이라는 설도 있다"고 답했다.

효자동 주민센터 옥상에서 찍은 인왕산 사진과 비교하며 김영철이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산이 훨씬 더 드라마틱하다"고 말하자 양정무는 "이 그림을 어디에서 그렸는지 정확한 위치는 끝까지 못 찾을 것 같다. 이 그림은 실제 풍경을 바탕으로 그린 게 아니라 화가가 진짜 풍경을 재해석한 풍경이라고 볼 수 있다. 대상을 그대로 사진에 가깝게 그린 그림을 실경이라고 하고 이것을 통해 자신의 해석과 감동을 더하면 진경이라고 하는데 겸재 정선은 진경 산수를 대표하는 화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그의 친구 시인 이병연을 떠올리며 그렸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정무는 "그림 하단에 멋진 집이 하나 있는데 학술적으로는 이 집이 누구의 집인지 논의하기도 한다. 이 집이 겸재 정선의 절친 이병연의 집이다, 판서 이춘제의 집이다, 겸재 외조부의 집이다 등 집 주인 논란이 있다. 최근 연구는 화가 자신의 집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신의 말년의 완숙한 화풍 실력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이룬 회화적 성공으로 멋진 집을 짓고 산다 이렇게 과시하려고 자기 집을 지었다는 것도 설득력있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