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 논란에 역술인 이름 줄줄이..'주술 논쟁' 이어진 야당 토론회

유정인 기자 2021. 10. 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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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의힘 유승민(왼쪽부터), 하태경, 안상수, 최재형, 황교안,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차 방송토론회에 앞서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2차 예비경선(컷오프) 전 마지막 토론에서 서로의 경제공약을 검증했다. 부동산 정책과 노동개혁 등을 두고 토론하는 자리였지만, 후보자들은 더 첨예하게 맞붙은 주제는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위장당원 발언 등이었다.

윤 전 총장발 ‘주술 논쟁’이 이어지면서 역술인들 이름이 대거 등장하는 공방이 벌어졌다. 정책 공약을 두고도 “빨갱이 욕하더니 공산주의 정책 아니냐”, “대통령이 아니라 밑에서 (공무원) 국장급이 할 일” 등 언쟁이 오갔다. 대장동 의혹을 풀 적임자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사진을 찢는 장면도 나왔다.

■윤은 손바닥 ‘왕’·위장당원, 홍은 ‘막말’로 공격 당해

전날 저녁 사전 녹화돼 5일 새벽까지 방송된 6차 토론회에서 ‘양강’으로 앞서가는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에게 다른 주자들의 질문과 공세가 집중됐다.

경쟁주자들은 윤 전 총장이 앞선 3·4·5차 토론회에 손바닥에 ‘임금 왕(王)’으로 보이는 글씨를 적고 나와 ‘주술 논란’이 인 데 대해 재차 따져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직접 썼겠나. 응원 개념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은 제 불찰로 인정한다”며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지지자가 써준 것이라는 답변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이를 두고 “‘왕’자 부적이 홍콩 외신에도 보도됐다. 잘못한 거죠”라면서 “오늘은 부적 없죠”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그게 부적이라고 생각했으면 손바닥에 그러고 다녔겠느냐”고 맞받았다.

주술 논쟁은 계속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가깝다는 소문이 퍼진 역술인 등의 이름을 일일히 거론하면서 따져물었다. 윤 전 총장은 ‘(천공이라는 분이) 스스로 윤 전 총장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시켜보겠다라고 자청한다는데 아느냐’라는 질문엔 “알기는 하는데 멘토라는 이야기는 과장”이라고 답했다. ‘부인과 장모가 역술인 무속인들을 자주 만나느냐’라고 묻는 데는 “저는 그런 분들 잘 안 만난다.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을 보긴 하지만 장모가 어떤 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전날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위장당원’으로 들어와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상처받은 당원이 많다.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윤 전 총장은 “우리 당원이 SNS에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고 실제로도 친여성향의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면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투표율을 높여서 여당의 공작을 막아내야 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홍 의원은 ‘막말 논란’으로 공격 받았다. 하 의원은 홍 의원을 향해 “막말병이 다시 도져 입에 올리기도 힘들다. ‘패고 싶다’, ‘하태경 떨어뜨려달라’고 공개 비방했는데 공직선거법상 후보비방죄”라고 했다. 홍 의원은 “토론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하 후보를 4강때는 정리해달라고 한 적 있지만 (그 외의 발언은) 특정해서 한 적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두 양강 후보를 겨냥해 “하루에도 한 번씩 어이없는 말과 행동을 하고 미신에 휘둘리는 후보, 막말하는 후보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재명을 이길 사람은 저 뿐”이라고 했다.

■대장동 의혹 풀 적임자 강조

국민의힘 유승민(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하태경, 안상수, 최재형,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황교안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제6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자들은 각자 자신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고 개혁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당시 성남시장이자 이재명 지사와 의혹 대상자들을 겨냥한 날선 발언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민주당정권의 부패와 악취가 코를 찌른다”며 “윤석열이 약탈 정권을 끝장내고 국민에게 나라를 되찾아드리겠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의혹 명단에 오르내리는 박영수 전 특검에게 “법정 최고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재명이 가야 할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감옥”이라며 자신이 “대장동 비리의 몸통과 뿌리를 끝까지 파헤칠 1타강사”라고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모두발언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에 ‘대장동 5적 두목 이재명’이라고 적힌 종이를 찢으며 “부동산 투기 마피아 두목 이재명, 당신을 국민의힘으로 심판하겠다”고 외쳤다.

의혹 대상자로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영수 전 특검이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 윤 전 총장에게 포화가 가기도 했다. 홍 의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과 이 지사의 관계에 빗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검사가 구속되면 윤 후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했고, 유 전 의원도 “박 전 특검이 비리의 덩어리가 되고 있는데 박 특검도 구속 수사받아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수사에 누구도 예외가 없다”면서 “(드러난 게) 사실이라면 (구속 수사를) 피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 두고 공방전

경제 정책 중에서는 부동산 해법과 공공부문 인력 감축, 노동 개혁 등이 쟁점이 됐다. 홍 의원의 “3주택 이상 소유하면 주택을 강제매각토록하겠다”는 구상을 낸 것을 두고는 ‘공산주의’ 언쟁이 벌어졌다. 하 의원은 “공산주의 정책 아니냐. 세금으로 해야 자본주의다. 빨갱이 욕하시더니 본인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공산주의는 아니다”며 “부동산 시장이 워낙 폭등하니까 제안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공무원 감축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대통령으로서 원칙을 정해야 하는데, 그거는 밑에서 공무원들이 국장급이 할 일”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있는데 국장이 맡아서 하나”라고 응수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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