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여행갔다가 군면제?..10년간 2배 이상 증가, 처벌은 '미미'
[경향신문]
해외유학이나 여행을 갔다가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사실상 군 면제를 받은 남성들이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미미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병무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10년간 연령초과사유 전시근로역 편입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된 인원은 모두 462명이었다. 2011년 29명이던 전시근로역은 2021년 6월30일 현재 63명까지 늘어났다. 사유로는 유학, 단기여행 사유가 가장 많았다. 연수훈련 등의 이유도 있었다.
전시근로역은 전시에만 소집되도록 돼 있어 지원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사실상 ‘병역 면제’와 큰 차이가 없다.
병역법은 만 25세 이상의 병역의무자가 국외로 출국하거나 해외에 체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병무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다.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국외 여행허가를 받지 않고 출국한 사람 또는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선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국외에 있는 병역의무자에게는 귀국명령을 내리는 행정조치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미미했다. 최근 10년간 병역법 불법 군면제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462명 중 21명으로 전체 전시근로역 편입자 중 4.5%에 불과했다. 21명 중 4건은 실질적 형 집행이 이뤄지지않은 ‘기소유예’로 마무리됐다.
이들의 최근 10년간 해외장기체류 평균기간은 최소 16.6년 이상이었다. 병무청은 병역의무가 적용되는 만 18세 이상의 출입국기록만 법무부에서 전달받도록 돼 있다. 만 18세 이하에 해외로 출국한 인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출국날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더 어렸을 때 해외체류를 시작했다면, 평균기간은 16.6년에서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 의원실은 설명했다.
실제 10년간 462명 중 242명(52%)은 병역의무가 시작되기 전인, 만 18세이전에 출국했다. 이에 따라 만 18세 이전 출국인원도 늘고 있는데, 2011년 15명이였던 출국인원은 2021년 35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입대연령 상향, 형사고발, 여권발급의 거부·제한, 인적사항 공개 등으로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지만, 해외로 나간 인원에 대해서는 그 이상의 제재는 힘들다”고 말했다고 기 의원실은 전했다.
기동민 의원은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저버리는 불법 군면제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진 입대한 국외 영주권·시민권자 청년들이 자랑스럽다”며 “불법 군면제에 대해 사법적 엄벌도 중요하지만,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지 이해시키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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