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2' 마지막에 'KO패'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힘이 훅 빠지네.
파이널 라운드까지 어떻게 왔는데, 갑자기 힘이 빠진다. 훅 들어오는 ‘어이없는 한방’에 몰입도가 와르르 깨진다. 최강 빌런들임에도 깜빡이 없는 노선 변경으로 재미·매력 잃고 ‘KO패’ 당한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감독 앤디 서키스)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마블 최초 빌런 히어로 ‘베놈’(톰 하디) 앞에 사상 최악의 빌런 ‘카니지’(우디 해럴슨)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핏빛 대결을 그린다. 2018년 388만명을 동원한 ‘베놈’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다.
‘안티 히어로’를 자처하지만 특유의 ‘나쁜 매력’은 부족하다. ‘베놈’이란 캐릭터가 웃음과 잔혹함 사이를 오가야 하는데도, 웃음 쪽에 더 비중을 둔 탓에 기괴한 크리처의 아우라나 카리스마가 줄어든다.
이런 캐릭터적 부족함을 이번 후속작에선 ‘역대급 빌런’의 출현으로 채우려 한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악당의 능력치가 강할 수록 ‘안티 히어로’에게 더 많은 분노와 갈등, 잔혹함을 이끌어낼 거란 기대를 끌어올린다. 어떤 장면에선 ‘카니지’와 ‘슈리크’(나오미 해리스)가 더 빛나보이는 건 이때문이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클라이막스에서 이 두 악당의 방향성이 마구 흔들린다. 영화의 흐름과 관계없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태도가 돌변한 건지가 궁금할 정도로 두서 없다. 그럴싸하게 깔아놓은 전사나 기괴한 설정도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진다. 97분의 러닝타임이 짧다기 보다는 뭔가 이야기를 하다만 것 같은 뒷맛을 남긴다.
캐리터적 아쉬움에 비해 볼거리는 풍성하다. 특히 ‘베놈’과 ‘카니지’의 엄청난 싸움은 CG효과라도 타격감이 대단하다.
전편의 팬이라면 톰 하디, 미셸 윌리엄스의 재회에 반가울 수 있다. 또한 새로 등판한 우디 해럴슨은 강렬한 연기를 극을 이끈다.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오는 13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1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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