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계로·세계에서 한국으로..'클래식 향연'

2021. 10. 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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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김봄소리 'DG 스테이지'
성시연, 11월 5일 로열 콘세트르허바우 협연
루돌프 부흐빈더, 10월 19~20일 내한 리사이틀
빈필하모닉·리카르도 무티, 11월 14일 내한
조성진 [유니버설 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최초’, ‘최고’의 수사를 안고 다니는 클래식 계의 한국인 스타들이 팬데믹 속에서도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발이 묶여 한국을 찾지 못했던 세계적인 연주자들은 한국으로 향한다.

‘클래식계의 슈퍼스타’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 DG)의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 ‘DG 스테이지’를 통해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과 만난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맺은 그는 오는 23일에는 자난드레아 노세다가 지휘하는 유럽 연합 청소년 관현악단과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앞서 지난 2일엔 DG 스테이지를 통해 마노프스키의 ‘마스크’, 쇼팽의 ‘스케르초’ 등 솔로 연주를 들려줬다. 이날 연주는 지난 8월 5년 만에 발매한 조성진의 쇼팽 앨범 발매 이후 전 세계 팬들 앞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스케르초 연주였다.

[도이치그라모폰 제공]

한국인 여성 연주자로는 최초로 도이치 그라모폰과 계약을 맺고 솔로 데뷔 음반을 발매한 김봄소리도 오는 9일 DG 스테이지에서 연주회를 공개한다. 이번 공연에서 김봄소리는 쇼팽 ‘녹턴 2번’을 비롯해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리스트 ‘위안 S.172’, 드뷔시 ‘아마빛 머리의 소녀’ 등을 선보인다.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호흡을 맞춘다. 조성진과 김봄소리의 공연은 공개 후 일주일간 감상할 수 있다.

성시연 [클래식앤 제공]

유리천장을 깬 한국인 ‘마에스트라’ 성시연은 다음 달 5일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이하 RCO) 데뷔 무대를 갖는다. 주제는 ‘동양과 서양, 친구와 적’(East and West, Friend and Foe)이다.

성시연과 협연하는 RCO는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리카르도 샤이, 마리스 얀손스 등 세계적 거장들과 함께 해온 관현악단이다. 공연기획사 클래식앤 관계자는 “중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탄둔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으로 이 공연을 이끌지 못하게 되자 RCO 측이 긴급히 성시연을 초청해 이번 무대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성시연은 이로써 한국인 지휘자로는 정명훈에 이어 두 번째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의 포디움에 오르게 됐다.

연주에선 네덜란드 작곡가 테오 베르베이의 ‘터널 끝에 보이는 빛’, 탄둔의 트롬본 협주곡 ‘비디오 게임 속 세 뮤즈’(세계 초연), 윤이상의 ‘무악’(舞樂),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을 연주한다. 기획사에 따르면 이번 연주 프로그램은 탄둔의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현대음악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게 성시연의 제안으로 오케스트라와 논의해 기획됐다. 지휘자 성시연이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단원들과 만들어낼 호흡과 음악적 해석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루돌프 부흐빈더 [빈체로 제공]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내한 무대도 이어진다.

지난해 예정했다 연기된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베토벤 피아노의 정수를 보여준다. 부흐빈더는 오는 19~20일 양일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베토벤의 주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첫날에는 피아노 소나타 8번(비창), 14번(월광), 21번(발트슈타인) 등을 연주하고, 둘째 날에는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을 다양하게 각색해 선보이는 ‘디아벨리 프로젝트’로 관객과 만난다. 디아벨리 변주곡을 원곡과 1824년 후대 작곡가가 각색한 버전, 지난해 막스 리히터·외르크 비트만 등 현대 작곡가들이 편곡한 버전을 연주한다.

부흐빈더는 오늘날 가장 전설적인 연주자로 꼽힌다. 바흐부터 현대음악까지 100장이 넘는 음반을 남겼고 독일 베를린·드레스덴, 이탈리아 밀라노, 오스트리아 빈 등에서 완주 음악회를 50회 이상 열며 총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선보이며 베토벤 연주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이번 내한은 한국 관객들만을 위한 특별한 투어라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세종문화회관 제공]

지난해 코로나 19로 무산됐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도 다음 달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연주회는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하는 ‘그레이트 오케스트라 시리즈’를의 일환이다. 빈 필의 내한은 1973년 이후 12번째이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의 연주는 2004년 이후 17년 만이다.

공연은 빈 필의 2021년 객원 지휘자인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맡는다. 빈 필은 1933년 이후 상임 지휘자를 두지 않고, 단원들이 직접 객원 지휘자를 선발하는 시스템을 이어오고 있다. 무티는 1980년부터 12년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1986년부터 2005년까지 약 20년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음악감독을 지냈다. 연주회에선 고전주의와 초기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인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교향곡을 들려준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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