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직 공안 "위구르 수용소선 쇠사슬 구타가 일상.. 나는 죄인"

이벌찬 기자 2021. 10. 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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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리젠트 거리에서 1일 티베트와 위구르, 홍콩인들을 성원하는 반중 시위대가 줄지어 중국 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서북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 집단 수용 시설에서 쇠사슬 구타와 성폭행 등 인권 유린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부자 폭로가 나왔다. 유럽 망명 중인 전직 중국 공안(경찰) 지앙(Jiang)모씨는 4일(현지 시각)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집단 수용 시설에서 고문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체 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신장에는 위구르족 110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중국 내 소수민족 중 독립 성향이 제일 강해 1949년 공산당 집권 후 중앙정부와 여러 차례 무력 충돌해왔다. 중국 정부는 이들을 강도 높게 통제하기 위해 2014년부터 집단 수용 시설을 만들어 수백만명을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지앙은 2014년 테러 퇴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장 근무를 지원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중국 전역에서 신장에 파견된 공안은 15만명에 달했고, 이들은 기본급의 2배가 넘는 성과급을 보장 받았다. 그는 자신이 집단 수용 시설에 근무하며 수감자 고문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하며 “명령에 따랐던 것이지만, 나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죄인”이라고 했다.

지앙은 “공안 요원들은 수감자들의 몸이 멍 들거나 부어오를 때까지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렸다”면서 “나도 수감자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음을 터트릴 때까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수감자에 대한 대표적인 고문 방법은 ‘타이거(Tiger) 의자’라 불리는 족쇄와 수갑이 달린 의자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수감자들의 사지를 타이거 의자에 묶어 놓고 길게는 이틀 동안 방치하는 방식이다. 지앙은 “공안들은 수감자들을 쇠사슬로 묶어 천장에 매달거나 전기충격기로 충격을 가하거나 물고문을 했다”면서 “수감자에 대한 성폭력도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공안 요원은 고문을 업무의 일부로 생각하는 듯 했다”며 “상당수의 공안들은 단순한 사이코패스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수용 시설의 수감자들이 무고한 시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앙은 “중국 당국은 수감자들을 테러범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수용 시설에서 내가 관리한 수백 명의 수감자 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없었다”며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수감자가 들어오면 공안들은 ‘테러 모의’ 혐의를 씌우고 억지 자백을 얻기 위해 남녀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가했으며 14세 소년 등 미성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쇠사슬로 수감자들을 후려치거나 얼굴을 발로 밟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지앙의 폭로에 대해 CNN은 자사가 인터뷰했던 두 명의 위구르인 증언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다며 그의 발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가 폭로한 고문 수법이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수감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한 16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6월 발표)의 내용과 일치한 것도 많았다.

수용 시설에 실제 근무했던 전직 공안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둘러싼 국제사회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신장의 수용 시설은 직업교육 시설일 뿐이라며 인권 탄압 주장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17일 발간한 백서에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30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직업 훈련을 시켰다고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말 이후로는 억류된 사람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수용 시설을 인권 탄압이 벌어지는 강제수용소로 규정하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의회에서 위구르 탄압 제재법을 만들고, 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으로 만든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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