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0' 서울대생 아들의 조현병, 엄마는 광기에 빠졌다[개봉작 리뷰]

김노을 2021. 10. 6.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명문대 다니는 아들은 엄마의 자부심이자 삶의 이유였다.

아들이 조현병의 질병 분류 코드 'F20'으로 나뉘기 전까지는.

10월 6일 개봉한 영화 'F20'(감독 홍은미)은 아들 도훈(김강민 분)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장영남 분)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김정영 분)가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결국 'F20'은 무턱대고 공포의 대상이 된 조현병 환자를 향한 편견 속에서 아들을 지키려다 자멸한 엄마의 이야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김노을 기자]

명문대 다니는 아들은 엄마의 자부심이자 삶의 이유였다. 아들이 조현병의 질병 분류 코드 'F20'으로 나뉘기 전까지는.

10월 6일 개봉한 영화 'F20'(감독 홍은미)은 아들 도훈(김강민 분)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장영남 분)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김정영 분)가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1-TV 시네마가 올해 KBS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영화 프로젝트로, 조현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서늘하게 응시한다.

서울대생 아들 도훈은 애란의 전부다. 자랑스러웠던 아들이 완벽한 일상에 균열을 만드는 존재로 전락한 것은 조현병이 발병한 직후부터다. 애란은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도훈이 행여나 아파트 주민들 눈에 띌까 노심초사 하고 미국 LA에서 반년 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왔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러다 동병상련 처지인 경화가 이웃 주민이 되며 불안감이 솟구친다. 도훈의 조현병을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더 정확히는 사람들이 도훈에게 편견을 갖고 무서워할까봐 밤낮으로 두려움에 떤다.

사람들의 차별적 시선은 노골적인 대사를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경화네가 이사를 오자마자 아들의 조현병 병력이 삽시간에 가십으로 퍼지고 졸지에 '미친놈' 소리를 듣는 모습을 보니 애란이 왜 그토록 도훈의 조현병을 들키지 않으려 발버둥인지 이해도 된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애란은 서서히 광기에 빠지고 지나친 망상에 사로잡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결과적으로 애란이 결코 다시 올라올 수 없는 깊은 우물에 몸을 던지는 선택을 하도록 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애란 자신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F20은 조현병의 질병 분류 코드다. 워낙 사회적 이슈였던 만큼 부정적 인식이 강하지만 하나의 질병으로 의료적 관리를 통해 치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혹은 믿지 않으려는 이들이 많은 걸지도 모른다. 결국 'F20'은 무턱대고 공포의 대상이 된 조현병 환자를 향한 편견 속에서 아들을 지키려다 자멸한 엄마의 이야기다.

뜨거운 영화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과잉이 없다. 장영남은 아들의 옷자락을 붙잡고 "약 먹었어?"라고 캐물으며 서서히 미쳐가는 엄마를 몰입도 있게 연기했다. 사회의 편견 앞에 유일하게 당당한 인물 경화를 연기한 김정영은 온화하면서도 강단 있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김강민도 발군이다.

극중 아파트 주민들은 조현병 환자를 '미친놈'이라고 부르며 치를 떤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 사건을 거쳐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미친 사람들이 다 아파트를 떠나지만 그들의 생각이 오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관객에게도 묵직한 질문이 던져진다. 여러모로 경종을 울리기 충분하다. 다만, 급격히 스릴러 장르로 넘어갈 때는 당혹감이 들고 조현병 환자를 지나치게 극적으로 그렸다는 인상이 짙다. 러닝타임 106분, 15세 관람가. (사진=와이드 릴리즈)

뉴스엔 김노을 wiwi@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