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시대의 얼굴을 되살리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2021. 10. 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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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 다룬 극영화 '세버그' '태일이' '빌리..' 11월 줄개봉
왼쪽부터 영화 '세버그' '태일이' '빌리 홀리데이' 포스터

지난 세기, 극단의 혐오와 폭력에 맞섰던 시대의 얼굴들이 스크린에 되살아난다. 지금 우리네 현실에도 유효한 가치를 건넬, 11월 잇따라 개봉을 앞둔 극영화 '세버그' '태일이' '빌리 홀리데이'를 차례로 소개한다.

먼저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영화 '세버그'는 장 뤽 고다르 감독 작품 '네 멋대로 해라'(1960)를 통해 시대의 아이콘이 된 배우이자, 당대 인권운동가로 이름 높았던 진 세버그(1938~1979)를 그린다.

1960년대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이자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아이콘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흑인 인권운동가 하킴 자말(안소니 마키)을 통해 인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영화 '세버그' 스틸.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세버그는 이로 인해 FBI의 주목을 받게 된다. 정부를 비난하는 세버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FBI는 신입요원 잭 솔로몬(잭 오코넬)에게 세버그와 자말을 24시간 도청하라고 지시한다. 급기야 FBI는 세버그의 가족과 명예, 그리고 경력까지 망가뜨리기 위한 음모를 꾸미기에 이른다.

극중 진 세버그는 하이틴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맡았다. 국가기관 감시에 맞서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산 세버그의 극적인 삶이, 높은 싱크로율을 지닌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통해 재현되는 여정도 볼거리다.

이어 다음달 중 관객과 만날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는 1960, 70년대 평화시장의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1948~1970)의 삶을 아름다운 화폭에 담아낸다.

열여섯 살 태일이는 평화시장에 미싱사 보조로 취직한다. 가족들 걱정에도 재단 보조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월급은 줄었다. 그럼에도 그는 집에 갈 차비로 동생 같은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다 주고, 새벽이슬을 맞으며 집까지 걸어가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태일이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된다.

영화 '태일이' 스틸컷. 명필름 제공

열아홉 살 태일이는 재단사가 됐다. 하지만 기계처럼 착취 당하는 여공들과 동료들을 외면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태일이는 평화시장의 노동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결과는 무참한 해고로 돌아온다. 태일이는 이제 부당한 현실의 벽을 뚫기 위해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는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사 명필름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1만명 넘는 시민들이 참여한 제작비 크라우드 펀딩으로 1억여원을 모금했다는 사실이 작품의 의미를 더한다.

끝으로 '빌리 홀리데이'는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재즈 음악가 빌리 홀리데이(1915~1959)의 굴곡진 삶을 그린다.

팝 보컬을 예술의 경지에까지 올려놓은 재즈의 초상 빌리 홀리데이. 그는 무대 위에서는 모두의 박수를 받는 스타였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시대의 폭력과 광기에 끝없이 시달리는 유색인종이었다.

영화 '빌리 홀리데이' 스틸컷. 디스테이션 제공

그에게는 도망칠 곳 없이 어둠으로 내몰린 삶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었다. 세상을 위한 단 하나의 노래와 자신을 위한 단 하나의 사랑이었다.

영화 '빌리 홀리데이'를 관통하는 노래가 있다. 빌리 홀리데이의 영혼이 깃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상한 열매'다. 타임지가 20세기 최고의 노래로 선정한 이 곡은 인종차별의 참상을 고발한다. 늘 빌리 홀리데이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 명곡이다.

이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뮤지션에서 배우로 완벽히 거듭난 안드라 데이가 빌리 홀리데이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놀라운 싱크로율과 독보적인 음색을 선보인 그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영화 '빌리 홀리데이'에 대한 신뢰를 한껏 끌어올리는 대목이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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