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파 나선 이재명 vs 뒤집기 안간힘 이낙연

이동수 2021. 10.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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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수도권 경선·3차 선거인단 투표 시작
'성남시 최대 치적' 재차 강조
별도 프레임으로 이슈 희석
"진짜 몸통은 국민의힘" 역공
대장동 건에 진퇴양난 상황
당 위기에 지도부 둔감 강조
"결선투표의 장 만들어 달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경기 지역 순회경선 온라인 투표가 5일 시작됐다. 민주당은 이날 경기 지역에 이어 6일부터 서울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시작한다. 총 62만여표가 달려 있는 이번 투표는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화룡점정으로 꼽힌다. 이재명 후보는 본선 직행을 위해, 이낙연 후보는 결선 투표를 위해 각각 마지막 총력전에 들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에도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 관련성이 드러날 경우 정권 재창출이 좌절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1년 전국 환수 금액보다 대장동 환수 금액이 3배 많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으로 쏟아지는 포화를 비껴가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정면돌파를 택했다. 민간 사업체들의 과다 배당, 사업 핵심 인사의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알았다면 공범, 몰랐다면 무능’ 비판이 거세지자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제한적으로 인정했지만, 논란 초기에 내세운 ‘성남시 최대 치적’ 입장을 다시금 강조하며 ‘진짜 몸통’으로 국민의힘을 지목하는 역공을 펼치고 있다.

이 후보는 5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성남 대장동 개발을 통해 환수한 금액이 지난 21년간 전국 모든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환수한 금액보다 3배나 많다”고 밝힌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대장동 개발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같은 당 김윤덕 의원이 2010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장동 예상 사업 수익이 459억원이라고 지적한 점을 공유하며 “LH 예측 수익의 12배를 환수한 제가 배임죄라면, LH 관계자들에게는 무슨 죄를 적용해야 하느냐”며 “저는 미래 부동산 수익을 알아맞히는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민관합동개발로 5503억원의 수익을 환수했다.
현직 경기지사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하기 앞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후보와 캠프가 써온 ‘프레임 덮기’ 전략으로 읽힌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이재명 책임론’을 직접 반박하면 주요 이슈로 책임론을 향한 공방이 부각되지만,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라는 별도의 프레임을 내세우며 상대가 깔아놓은 판에 들어가지 않는 노림수다. 프레임 덮기 전략은 검찰과 국민의힘으로 확대됐다. 검찰 수사가 국민의힘이 아닌 이 후보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정치검찰’ 프레임을 내건 것이다.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검찰총장 출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을 두고 “이 후보는 무기징역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유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을 이 후보에 덮어씌우려는 것이야말로 정치 공세이자 별건 수사로 무조건 잡아넣고 보는 정치검사의 못된 버릇”이라며 윤 후보를 둘러싼 정치검찰 논란을 현 검찰 수사에 대입하는 여론전에 나섰다.

이 후보는 캠프 내 대장동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해, 국민의힘 주변 인사들을 대장동 의혹의 본류로 규정하고 사정 당국의 수사가 대선 유력주자인 이 후보에 불리하게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는 데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1위 후보 측근 구속됐는데도 이대로 대선서 이길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 수감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지만, 이낙연 후보는 오히려 ‘진퇴양난’에 빠졌다. 강하게 공세를 펼치면 “야당 후보인가”라는 당 내 비판에 직면하고, 마냥 방관하면 역전의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장동 리스크’를 부각하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최종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결선투표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읍소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낙연 후보는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다”며 “그런 불안을 안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낙연 후보는 5일 불교방송 라디오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 구속과 관련, “당의 위기이고 과제인데 지도부는 둔감해 보인다. 저는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일부러 그러는지 몰라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운데)가 5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유 전 본부장이 배임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좀 더 높은 수위의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단지 그분(이재명 후보)이 순회 경선에 내놓은 홍보 영상에서 이렇게 말씀했다. ‘책임은 말로 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다.’ 저건 무슨 뜻일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에둘러 꼬집었다.

캠프 차원에서도 대장동 건의 대응 수위를 놓고 고민이 깊다. 이낙연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대장동 건으로 공격하면 이재명 후보 측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이냐’라는 식으로 공세를 편다”며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자니 경선 이후 당이 정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낙연 후보는 경선 참여 유권자들을 향해 결선투표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장동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나. 이것이 어떻게 될지를 예상하기 어려운데, 이런 상태로 본선에 직행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라며 “1위 후보의 위기는 민주당의 위기이고, 정권 재창출의 위기다. 민주당이 대장동의 늪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경선 이후 ‘원팀‘을 이뤄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국민 마음을 봐달라”며 경쟁 후보나 캠프 의원이 승복하더라도 지지자들의 마음까지 다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동수, 최형창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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