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하 "'작은 아씨들', 여전히 유효하죠"

이재훈 2021. 10. 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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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작년 배우 중심 트라이아웃 공연 호평
9일~31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서 정식 초연

[서울=뉴시스] 연극 '작은 아씨들' 최유하. 2021.10.04. (사진 = 위클래식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해 5월 연극 '작은 아씨들'의 트라이 아웃 공연은 배우 중심이었다. 기획자나 제작사가 아닌 배우 최유하·소정화·박란주 중심으로 프로덕션이 꾸려졌다.

미국 작가 루이스 메이 알콧(1832~1888)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 매사추세츠 주를 배경으로 성격이 각기 다른 네 자매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우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렸다.

현모양처를 바라는 책임감이 강한 맏딸 '메기', 작가를 꿈꾸는 독립적인 둘째 '조', 음악에 재능이 있는 다정한 셋째 '베스', 그림을 잘 그리며 귀엽고 사랑스런 '에이미'가 주인공이다. 1868년 발표 당시 이례적으로 소년 아닌 소녀의 성장담을 내밀하게 다뤄 주목 받았다.

한국 배우들이 중심이 된 '작은 아씨들'은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고, 배우들이 하고 싶은 것과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위주로 제작됐는데 호응이 컸다. 100석짜리 소극장 공연이었지만 5회 공연이 단숨에 매진, 6회 공연이 추가되는 등 화제가 됐다.

클래식 위주의 공연기획사 위클래식이 자신들의 첫 작품으로 이 연극을 골랐을 만큼, 완성도를 높게 평가 받았다. '작은 아씨들'은 오는 9일~31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무대에서 정식 초연한다.

최유하는 작년에 이어 이번 '작은 아씨들'에서 '조'를 연기한다. 작년 컴퍼니 매니저 역할도 도맡았던 그녀는 한숨 돌리게 됐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최유하는 "좀 더 환경에서 발전시키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다음은 최유하와 일문일답.

-작년 공연과 이번 공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작년엔 생각이 많았고, 저희가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보여주고 싶은 것이 다섯 개였다면 다섯 개를 다 넣었죠. 특히 자매들 각자의 공간에 촛불이 하나씩 있는데 엄마가 초를 하나씩 더 넣어줘요. 그건 버스(birth·탄생)의 의미죠. 조의 머릿속에 펼쳐지는 것을 영상으로 표현하기도 했죠. 이번엔 송정안 협력연출이 과감하게 보여줘여야 할 것, 포기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해주셨어요. 영상 부분은 과감하게 빼요.

-지난해 트라이 아웃 공연은 평이 좋았어요.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나요?

"이번에 에이미(욕망에 충실한 막내 에이미는 그간 미움을 받아왔지만 최근 이 인물의 주체성·현대성에 주목하고 있다)와 로리의 사랑에 더 힘을 쓰고 있어요. 해결이 안 되고 뭉친 것이 있었다는 판단이 들었거든요. 에이미라는 캐릭터의 당당함을 로리를 통해 설득 가능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배우들이 뜻을 모아 추진한 공연이 든든한 프로덕션을 만나 정식 공연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서울=뉴시스] 연극 '작은 아씨들' 최유하. 2021.10.04. (사진 = 위클래식 제공) photo@newsis.com

"정말 행운이 아닌가 싶어요. 연출님은 "홈런이야"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위클래식이 고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에선가 '작은 아씨들'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고, 보러 오신 거죠.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이 들 때, 감동을 받잖아요. 더러 협업 전에 상대를 깎아서 패를 던지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 회사와는 진심을 느꼈어요."

-아무래도 작년 공연은 배우 분들이 거의 모든 것을 도맡아 하셔서 굉장히 힘드셨을 거 같아요. 유하 씨는 궂은일을 도맡는 컴퍼니 매니저 역도 하셨죠.

"작년에 공연을 잘 끝내고 나서,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정말 행복하게 끝을 맺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머리에 없던 새치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한 프로덕션이 진행될 때, 분업을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 때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에 앞으로는 엄두도 못 낼 거 같아요. 무엇보다 관객분들을 위한 것인데,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을 다시 보게 됐어요. 필름값이 비싸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그걸 촬영하고 관객분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이젠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을 기꺼이 하게 됐어요. 다른 배우들에게 눈이나 등을 찍지 말라고, 정말 부탁하고 싶어요. 배우만 했으면 몰랐던 시스템, 스태프들의 수고를 알게 됐어요."

-작년 공연에서 보람이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처음부터 저랑, 정화, 란주는 이익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처음 약속한 개런티가 많지 않아서 죄송했죠.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두배가량을 드리게 됐어요. 돈적인 것을 떠나 저희 공연과 함께 하신 분들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기쁨이 컸습니다."

-지난해 '작은 아씨들' 트라이 아웃 공연을 시작으로 '펀홈' '베르나르다 알바' '판' 등 좋은 작품에 잇따라 출연을 해오셨어요. 1인극 창작 뮤지컬 '웨딩플레이어'(12월26일까지 대학로 바탕골소극장)도 출연하십니다.

"많은 관객분들이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서 볼 작품이에요. 무엇인가가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하고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많은 작품을 거쳐 다시 '작은 아씨들'로 돌아오셨습니다. 이 작품이 거듭 공연되는 이유는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겠죠?

"'이번 '작은 아씨들'이라는 작품이 '기가 막히게 다르다'는 말씀은 드리기 힘들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작은 아씨들'은 여전히 유효해요. 영어로 된 원서를 다시 찾아보면서, 재해석과 재각색은 필요하지만 그 안에는 지금도 통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분명히 느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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