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에 막말 논란까지 국민의힘 尹·洪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5일 오후 KBS에서 열린 6번째 대선 경선 TV토론에서도 후보들의 공세는 1, 2위 후보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집중됐다. 특히 최근 윤 전 총장의 위장당원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전날 윤 전 총장은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찾아 "(민주당이) 이제는 우리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여러분들 들으셨죠? 위장당원들이 엄청 가입을 했다는 것을"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당내 경쟁후보들은 신규 당원들을 모독한 것이라며 증거를 대든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윤 전 총장은 사과 대신 "일부에서는 조직적으로 우리 당 경선에 개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며 "어떻게든 제 발언의 의도를 왜곡하며 공격하여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분들이 있어 유감"이라고 반쪽 자리 해명을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하태경 의원은 "제가 볼 때는 듣는 본인의 귀에 문제가 있다고 들린다"고 꼬집었다. 화두를 던지고 논란이 커지면 '다른 사람이 한 말'이라며 빠져나가는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과거에도 윤 전 총장은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이야기도 있다"거나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하며 논란을 빚었는데, 이 때도 "그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인용을 근거로 삼은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위장당원 문제의 증거를 요구하는 경쟁후보들의 질문에 "당원들이 SNS에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고,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굉장히 많이 보인다"거나 "국민의힘 갤러리에서 민주당 친여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중 가입을 하면서 찍을 수 있느냐 (묻고 있다)"고 했다. 확실한 증거 대신 지지자들의 온라인 상의 우려를 근거로 댄 셈이다.
전국적인 '당원 늘리기' 운동의 성과로 권리당원이 크게 늘며 고무돼 있던 당 내에서는 윤 전 총장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한 당협위원장들도 당원 배가 운동에 적극 힘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장당원이라는 불필요한 말까지 하며 논란을 키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굉장히 피상적인 통계만 본 것 아닌가 싶다"면서 "반 우스갯소리로 이슈메이킹 능력은 탁월한 것 같다"는 논평을 남기며 쓴 웃음을 지었다.
홍준표 의원의 최근 '막말'도 집중 공세의 대상이 됐다.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홍 의원은 지난 3일 부산 부산진구갑 당원간담회에서 하 의원을 겨냥해 "우리당 해체하라고 '지랄'하던 놈", "줘패버릴수도 없고", "8강 때 그런 사람 좀 정리 해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홍 의원의 발언에 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지만, 비속어를 동원한 비방은 선을 넘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 의원은 토론회에서 "막말병이 다시 도진 것 입에 올리기도 힘들다"며 "여러 지역 돌아다니며 하태경을 4강에서 떨어트려 달라고 노골적으로 비방한 것은 후보비방죄 아니냐"고 따졌다. 유승민 전 의원도 "하루에도 한 번씩 어이없는 말과 행동을 하고 미신에 휘둘리는 후보와 막말하는 후보로 과연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고 거들었다.
다만 홍 의원은 "하태경 후보를 지목해서 이야기한 것은 없다"며 "도대체 토론을 힘들어서 못하겠으니 4강 때는 하태경 후보를 정리해달라는 소리는 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의 공세가 껄끄러웠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비속어의 목적어 논쟁에서는 빠져나간 것이다. 홍 의원은 "바른미래당에서 우리를 얼마나 애를 먹였느냐"며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떠났던 후보를 향해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정체기에 있는 상위권 후보들이 보수 지지층에 어필하려다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칠 경우,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정권교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 2위 주자 모두 상대방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보니 강한 발언을 통해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도 "민주당의 경우, 우리 당보다 한 달 먼저 후보가 선출되는데, 대선의 변수가 될 중도층을 선점 당할 우려가 있다"며 "유력 주자들이 보수 지지층 맞춤 전략을 유지할 경우 본선에서 패배하는 길이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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