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약 달고 사는 노인들, 진통제 신중히 골라야
등·허리 쑤시면 약효 긴 서방정으로
당뇨·고혈압·고지혈증·지방간..
노인 70%, 5가지 이상 복용
심장병 예방 아스피린 먹는다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삼가야
◆ 약 복용 개수 5개 이상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노인 비율 OECD 7개국 중 가장 높아
중·장년기, 노년기에는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및 관절통 등의 통증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급격히 늘어난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노인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8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82.1%가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3개월 이상 복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령자의 약 복용량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보건의료 질 통계(2019년 기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약을 5개 이상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국내 노인 비율은 70.2%로, 자료를 제출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개국 중 가장 높았다. 7개국 평균 수치인 48.3%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치의와 같은 전담 의사가 없어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평소 복용하는 약 있다면 약물 상호작용 확인해야, 진통제 선택 시 신중 필요
평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면,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함께 복용할 경우 아스피린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약이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경우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병용하면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년기 흔한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인한 통증에 소염진통제를 과하게 복용한 경우 신장에 무리를 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진통제를 기피하거나 통증을 참을 필요는 없다.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진통제를 먹을 때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 있는지, 즉 '약물 상호작용'을 약사, 의사 등 의료전문가를 통해 확인하고 먹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으로 인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과 상호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 진통제를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 진통제 복용 시 통증 종류별 적절한 제형 및 복용법 고려해야
약물의 지속 시간, 복용 편의성도 중요하다. 같은 성분의 진통제라도 '제형'에 따라 녹는 시간과 효과 지속 시간 등이 다르기 때문에 통증의 종류에 따라 진통제 제형을 선택하면 효과적으로 통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관절통, 근육통, 허리 통증 등 지속적인 통증 완화가 필요한 경우, 8시간 동안 긴 지속 효과를 보이는 '서방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방정은 약 성분이 체내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이중 구조로 설계돼 있어 서서히 녹아, 최대 8시간까지 효과가 지속된다. 이와 달리, 복용 즉시 녹기 시작해 15분 내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속방정'은 두통 등의 즉각적인 통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
서방정 제형 복용 시 진통 효과를 일정하게 보기 위해서는 한 번에 1~2정씩, 8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임의로 약을 쪼개 먹으면 약의 이중 구조가 파괴되므로 피하고, 권장 용법대로 하루 최대 6정(3900㎎) 이내로 정량을 복용해야 한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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