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국토위]'대장동 국감' 속 제도개선 도출 '안간힘'

박소연 기자 2021. 10. 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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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국정감사 대상 의원. 김은혜(국), 박영순(민), 김상훈(국), 강준현(민), 소병훈(민), 박상혁(민), 홍기원(민), 조오섭(민), 허영(민), 심상정(정), 이종배(국), 송석준(국), 천준호(민), 김희국(국), 박성민(국),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 국정감사에선 '대장동 개발 의혹'이 쟁점으로 다뤄지면서 여타 정책질의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 속에서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보였고, 정쟁 속에서도 꿋꿋이 민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질의에 몰두한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국감은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야당 의원들이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 피켓을 부착하자 여당이 거세게 항의하면서다. 여야의 거친 항의에 이헌승 국토위원장은 두 차례 정회를 선포했고, 오후 12시쯤 질의가 시작됐다. 오후에 회의가 속개된 후에도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여야 간사 합의에도 불구 피켓을 제거하지 않아 또 다시 정회가 이어지며 시간을 아쉽게 흘려보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선 여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주택 매매 과정과 장모의 농지법 위반을 문제삼고, 야당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정조준하며 국토위 국감이 대선주자 대리전처럼 전개되기도 했으나 차별화된 문제제기도 있었다.

대장동 지역구 의원인 김은혜 의원의 질의가 돋보였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대장동 원주민의 제보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유동규가 '절대 피해 안 가게 하겠다'고 해서 당시 어떻게 책임지느냐고 하니 '내 말이 시장 말이다. 내 말이 이재명의 말이니 믿고 기다려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대장동 의혹만 집중 추궁했지만 사업 전후 임대주택 비율 변화를 지적하는 등 참신한 접근을 보였으며,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제도개선을 요구하면서도 노 장관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개발 이익 환수와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하며 도출한 대안을 공개하면서 제도 개선의 방향을 제시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거대 양당의 논리에서 한 발 물러서 상황을 균형있게 분석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노 장관의 책임을 집중 추궁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도 돋보였다.

정쟁이 난무하는 국감 중에서도 빛나는 정책질의는 나왔다. 시종일관 정책질의 한우물을 판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테슬라 모델3'의 안전도 평가에 의문을 제시하며 시속 20㎞에도 자전거를 인식하지 못해 사고를 내는 영상을 공개했다. 유럽 시험에서는 시속 60㎞에서도 멈춰서는데, 이런 차이가 일어난 이유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화물운송료 주선수수료 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전국 45만명의 화물차 운전기사들로부터 직접 제보받은 과다 수수료 영수증 사본 수백여건을 제시해 '발로 뛰는 국감'을 보여줬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은 임대보증금이 매매가를 넘는 '깡통전세'의 실태를 꼼꼼한 분석을 통해 드러내 노 장관으로부터 "관련 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이끌어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대장동 질의에 집중했지만 국감 한 달여 전부터 다수의 영향력 있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종합적인 국감 준비성과 흥행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성 건설 노동자의 안전 보호장비 미비, 임차인의 보증금을 떼먹은 임대사업자 6명의 조직적 빌라 매입 정황, 하자보수 차량을 신차로 속여판 업자에 대한 관리 문제 등을 다양하게 짚은 소병훈 민주당 의원도 훌륭한 질의를 보여줬단 평을 받았다.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주택이 투기 대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단 점을 지적한 홍기원 민주당 의원, 안전사고 '골든타임'을 외면한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한 조오섭 민주당 의원, 시공능력평가제도의 허점을 짚은 허영 민주당 의원의 정책질의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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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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