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3000 붕괴.. 경제 연착륙 비상대책 마련할 때다

2021. 10. 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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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졌다.

국내 경제 불안 요인도 산적해 있다.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을 조이면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수 있다.

지난주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회색 코뿔소'와 같은 위험요인들을 선제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며 "치밀하고 섬세한 정책 조율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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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악재 동시다발적 하향 압박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커져
시나리오별 중장기 대책 세워야
코스피가 6개월여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01포인트(-1.89%) 내린 2962.17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어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졌다. 6개월여 만이다. 국제유가 급등, 시장 금리 상승,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 난항,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 파산설 등 대외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한국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무엇보다 미국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선언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공식화한 데 이어 인플레이션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나 전기차 제조에 필수 원자재인 구리·알루미늄·리튬 가격이 오르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현상도 세계적인 악재로 떠올랐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몰아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더욱 커져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미·중 갈등으로 세계가치사슬(GVC)이 약화된 데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전력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분쟁 재개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미·중이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중국에 압박하는 내용의 ‘미·중 무역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발표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무역법 301조 발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국내 경제 불안 요인도 산적해 있다.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물가와 금리의 상승 압력은 커지는 데다 새로운 악재가 돌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18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는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을 조이면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미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국채를 비롯한 채권 금리는 연일 상승세다.

지난주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회색 코뿔소’와 같은 위험요인들을 선제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며 “치밀하고 섬세한 정책 조율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고 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초대형 복합위기인 ‘퍼펙트 스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위기의식을 토대로 시나리오별 중장기 대책을 포함한 경제 연착륙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번 만큼은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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