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전지희,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

[경향신문]
아시아탁구선수권 여자 복식
홍콩팀 꺾고 ‘메이저 대회’ 우승
신유빈, 단식 은메달 이은 쾌거

신유빈(17·대한항공)과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가 손을 잡고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5일 카타르 루사일에서 열린 2021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홍콩의 두호이켐-리호핑 조를 3-1(11-5 7-11 11-3 11-4)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이 대회 여자 복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0년 도하 대회(이은실·석은미) 이후 21년 만의 쾌거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지난 3월 역시 도하에서 열린 스타 컨텐더 대회에서도 여자 복식에서 우승한 터라 도하가 약속의 땅이 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급부상한 신유빈은 메이저대회로 분류할 수 있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여자 단체전과 단식 준우승에 이어 여자 복식 우승으로 한껏 자신감을 얻었다. 탁구의 절대 강자인 중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문제로 불참하고, 일본 역시 도쿄 올림픽 멤버가 단 1명도 참가하지 않았으나 신유빈은 또래에선 가장 앞서는 재능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신유빈은 또 도쿄 올림픽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두호이켐에게 설욕했다.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래 메이저대회 결승에는 오른 적이 없다고 한탄했던 전지희 역시 첫 우승으로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전지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유빈이와 힘을 합쳐 꼭 한번 사고를 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탁구연맹 랭킹 80위인 신유빈과 14위 전지희는 홍콩의 두호이켐(13위)과 리호핑(48위)을 초반부터 압도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서브 게임을 잘 살리며 첫 세트를 7-0으로 앞서나간 것이 주효했다. 첫 세트를 따낸 이들은 2세트를 7-11로 내줬으나 흔들림은 없었다. 3세트에서 초반 집중력을 살려 8-1로 점수를 벌리며 기선을 제압하더니 마지막 4세트도 손쉽게 승리를 결정지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