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추신수, KBO 최고령 '20-20'

LG전 126m 축포..양준혁 기록 깨고 SSG 8 대 0 승 이끌어

[경향신문]

SSG 추신수가 5일 잠실 LG전에서 4회초 투런홈런을 날려 프로야구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SSG 제공

미국프로야구를 떠나 SSG에 입단하며 맞은 KBO리그 첫 시즌. 출발점에서의 기대에 비하면 발걸음이 힘차지는 못했다. 선발투수의 연이은 부상으로 소속팀은 5강 싸움을 어렵게 하고 있는 데다 선수 본인도 당초 기대만큼 높이 날지 못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역시 추신수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한국인 타자인 추신수가 KBO리그에도 자신의 이름을 선명히 남겼다.

추신수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원정 LG전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2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KBO리그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추신수는 SSG가 3-0으로 앞서던 4회초 2사 1루에서 LG 우완 선발 이민호로부터 우월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142㎞짜리 포심패스트볼이 한복판 높은 쪽으로 향하자 특유의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받아쳐 비거리 126m짜리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1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20도루에 성공했던 추신수는 이날 만 39세2개월22일의 나이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양준혁(은퇴)의 역대 최고령 20-20 기록을 넘어섰다. 양준혁이 삼성에서 뛰던 2007년 남긴 종전 기록은 만 38세4개월9일이었다.

20-20은 KBO리그 역대 54번째 기록이다. SSG 소속 선수 가운데는 최정이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달성했다.

추신수는 전형적인 호타준족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도 20-20을 3차례나 달성했다. 클리블랜드 소속이던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신시내티에서 뛰던 2013년에도 20-20 달성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또 만 39세 이상의 나이에 20홈런을 때린 KBO리그 역대 5번째 타자로도 등록했다. 앞서 삼성의 훌리오 프랑코와 이승엽, 롯데의 펠릭스 호세와 NC의 이호준 등이 만 39세를 넘기고도 시즌 20홈런 이력을 남겼다.

SSG는 쐐기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추신수의 활약 속에 LG를 8-0으로 대파했다. 이날 삼성을 8-2로 꺾은 5위 키움과는 1.5게임차 간격을 유지하며 가을잔치 진출 꿈을 이어갔다. SSG 선발 최민준은 개인 최다인 7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3승(3패)째를 따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