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 6일간 티켓 4600억원 팔렸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10. 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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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판 글 삭제되기도

중국 당국이 6·25전쟁을 소재로 한 중국 영화 장진호(長津湖) 관람을 독려하고 있다고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 마오옌에 따르면 장진호는 지난달 30일 개봉한 후 5일까지 총 25억위안(약 4600억원) 이상의 입장권 판매를 기록 중이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 홍보 포스터. /인민일보

펑파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산둥성 쯔보(淄博)시 당위원회, 인민대표대회(의회 격), 정부 등 주요 간부들이 장진호를 관람했다. 지난 2일에는 허난성 푸양(濮阳)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산혁명 과정에서 숨진 이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스카프를 매고 장진호 상영관을 찾았다. 산둥성 칭다오(靑島) 퇴역군인사무국도 관람 행사를 열었다. 홍콩 명보는 허베이·광둥성 등에서도 당원·간부, 학생들을 상대로 영화 관람 활동이 조직됐다고 전했다.

국경절(1~7일) 연휴를 맞은 극장들은 장진호를 전면에 배치했다. 마오옌에 따르면 5일 중국 전체 극장에서 상영한 영화 중 47%(4281회)가 장진호였다.

영화 장진호는 1950년 11~12월 벌어진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다. 미 해병대 제1사단 등 연합군 1만5000여 명은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 매복한 중국군 8만5000명의 포위 공격을 뚫고 흥남으로 퇴각했다. 영화는 중국군 병사들의 희생으로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까지 밀렸던 전세(戰勢)를 반전시킨 것으로 묘사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3일 “영화 장진호는 중국군의 치열한 애국정신, 당과 인민에 대한 더없는 충성을 그려냈고, 위대한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으로 6·25의 중국식 표현) 정신을 생동감 있게 보여줬다”고 했다. 인민일보는 5일에는 장진호 제작에 참여한 천카이거 감독의 제작기를 실었다. ‘패왕별희’로 유명한 천 감독은 영화 제작 과정의 어려움을 열거하고 “정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싸운다는 것이 항미원조 전쟁 승리의 근원”이라고 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영화의 작품성, 완성도를 비판하는 글도 있지만 이런 게시물은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일부 게시물은 삭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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