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힘든 길이었지만 후회 없다..새로 배운 것들 마운드에서 보여줄 것"
[경향신문]
“돈과는 바꿀 수 없는 경험 얻어
진행 중인 KBO에 부담 안 줄 것”
생각보다 더 힘든 길을 걸어야 했지만 후회는 없다. 양현종(33·사진)이 미국에서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도 했던 소중한 시간을 마치고 돌아왔다.
양현종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월 메이저리그 텍사스와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8개월 만에 돌아온 양현종은 “가기 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다짐하고 갔는데, 아쉬운 시즌이었지만 1년 동안 배운 것도 많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상태에서 메이저리거라는 오랜 꿈을 이루고픈 마음 하나로 두번째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 미국행을 결심했다. 원 소속구단 KIA의 계약 제시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결국 어려운 도전의 길을 택했고 예상대로 고생길을 걷다 왔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력을 보였으나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된 채 ‘택시스쿼드’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기다림 끝에 4월27일 전격 26인 로스터에 합류해 바로 LA 에인절스전에서 중간계투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4.1이닝 2실점 호투했고 5월6일에는 미네소타를 상대로 선발 데뷔전도 치르며 잘 출발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하고 중간에서 이닝 소화력을 인정받았던 양현종은 선발진이 부실한 텍사스 마운드의 새 얼굴로 호평받았다. 그러나 리그 전체에서도 최하위권인 텍사스는 점점 투수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돌렸고 양현종은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며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다 극도의 부진에 빠진 채 마이너리그로 이동했다. 8월 다시 빅리그로 복귀했지만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 양현종은 6월과 9월에 두 차례 지명할당을 거친 뒤 트리플A에 남아 올 시즌을 마쳤다. 빅리그에서 4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 5.60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기간이 각각 절반씩이었다.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났지만 한국에서 떠날 때부터 일단 도전의 마음이었고 새로운 것을 배웠고 내 위치도 알 수 있었다”며 “이제 지난 1년은 과거일 뿐이다. 배웠던 것은 내년에 마운드에서 보여주겠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결과를 안고 돌아왔지만 “후회 없다”고 했다. 양현종은 “1년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나는 무조건 다시 도전할 것이다. 금전적인 것과는 바꿀 수 없는 경험을 했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며 자신이 했던 선택에 조금의 후회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 다시 진로를 결정할 시간이다. 텍사스 구단이 시즌을 마치면서 미국에서도 FA가 된 양현종은 사실상 국내 복귀 수순에 들어간다. KBO리그에서도 FA 신분인 양현종은 이제 원소속구단인 KIA를 포함한 국내 전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양현종은 거취에 대한 질문에 “아직 KBO리그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슈가 돼 지장을 주고 싶지 않다. 조심스럽다. 일단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김 여사, 다음 순방 동행 않기로”…이후 동행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제주 어선침몰]생존자 “그물 들어올리다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 [트럼프 2기] 한국의 ‘4B’ 운동이 뭐기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관심 급증
- ‘프로포폴 불법 투여’ 강남 병원장 검찰 송치···아내도 ‘중독 사망’
- 서울대 외벽 탄 ‘장발장’···그는 12년간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교통정보 미리 확인하세요”
- 조훈현·이창호도 나섰지만···‘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