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대적반'이 수상하다..빨라진 소용돌이 속도 '미궁'
[경향신문]
조금씩 다른 수준으로 구운 팬케이크를 켜켜이 쌓아놓은 것처럼 알록달록한 빛이 돋보이는 목성 표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눈에 확 띄는 특징 하나가 나타난다. 목성 남반구에 있는 아주 큰 적갈색 ‘점’이다. 바로 ‘대적반(Great Red Spot)’이다. 대적반의 정체는 구름 소용돌이인데, 덩치는 지구가 전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다. 그런데 이 대적반의 회전 속도가 최근 10년 새 급격히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유를 규명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천문학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소속 과학자들과 함께 목성에 있는 대적반의 회전 속도가 최근 갑자기 빨라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구 저궤도에 떠 있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대적반을 정밀 관찰했다. 그 결과 대적반에서 회전하는 바람의 평균 풍속이 관찰 기간인 11년간 최대 8%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대적반 바깥쪽 구름의 회전 속도는 시속 643㎞에 달한다. 연구진은 목성 대적반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정밀 관측하는 특수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대적반에서 속도 변화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대적반이 빨리 도는 이유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17세기에 처음 존재가 알려진 대적반은 1878년 이후에는 정기적인 관측 대상이 됐지만, 현대 과학으로도 회전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마이클 웡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는 NASA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우주망원경으로는 대적반의 하부 구조를 들여다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도에 따른 온도 변화 등 몇 가지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확실한 답은 얻지 못했다. 대적반의 회전을 부추기는 ‘엔진’의 정체가 지금으로서는 미스터리인 것이다. 대적반은 크기도 빠르게 줄고 있다. 처음 발견 당시에는 지구 크기의 3배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1.3배다. 크기가 축소되는 속도는 21세기 들어 더 빨라지고 있다. 크기가 줄어드는 이유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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