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국경절 극장가 '오성홍기 휘날리며' 애국주의 물결
[경향신문]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은 중국 극장가에 애국주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중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長津湖)>(사진)가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는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장진호>의 입장 수입이 개봉 5일 만인 지난 4일 20억위안(약 3680억원)을 넘어섰다고 5일 보도했다.전체 관객 수도 40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영화업계는 이 영화가 중국 내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2017년 개봉 영화 <특수부대 전랑(戰狼)2>의 흥행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진호>는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으로 부르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미군이 1950년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뒤 개마고원까지 진군했다 장진에서 중국군에 포위돼 1만800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철수했던 장진호 전투를 중국의 시각에서 다룬 작품이다.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임에도 <장진호>에는 남한과 북한 군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중국과 미국의 전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이 철저히 자국 관객들을 겨냥해 만든 애국주의 영화인 셈이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장진호>를 관람한 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극장을 떠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서 거수경례를 하는 관객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나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감상평들이 올라오고 있다. 쑹루정 중국 푸단대 국제관계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지속되는 중·미 간 전략적 경쟁관계에서 볼 때 항미원조 전쟁을 주제로 한 영화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이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고, 중국의 응집력과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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