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의 초심 다시보기 "'20(홈런)-20(도루)' 하러 한국 온 건 아니다" [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그야말로 경기 전 평범한 속에서 마주치는 그런 얼굴, 그런 표정이었다.
SSG 추신수(39)는 5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KBO리그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경기 뒤 히어로 인터뷰 자리. 추신수는 20-20홈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난 겨울 SSG 유니폼을 입었을 때의 초심부터 얘기했다. “기록이라는 게 그걸 생각해서 이루기보다는 팀을 위해서 하다 보면 쌓여서 나오는 것”이라는 원론적 화두를 던진 뒤 “사실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도로 도움이 되려고 (한국에) 온 것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SSG는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기도 했지만 선발진의 연이은 부상으로 시즌 중반 이후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추신수는 “여전히 우리팀 (5강) 순위싸움을 하고 있지만, 20-20 기록을 두고 내 기분은 덤덤하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KBO리그행을 선택한 뒤 첫 시즌 팀이 정사에 오르는 순간을 함께 하려는 실제 간절했던 모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3차례나 기록한 20-20으로, 추신수에게는 매우 특별한 기록이지만 관련 기록을 두고는 긴 얘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내년 시즌 거취 등의 문제도 팀의 순위싸움이 끝난 뒤에나 정리할 예정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 “최근 우리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거나 비기고 만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한경기 한경기 매경기에 몰두하며 순위싸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또 20-20 기록에서 홈런보다는 도루에 더 의미를 두는 듯 했다. “어떤 선수든 은퇴의 포인트를 잡는데 몸이 아파서 그만 두는 경우도 있고, 스윙 스피드가 늦어져서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며 “내 경우는 주자로 2루에 나가 있다가 평범한 안타에 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면 그때가 은퇴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또 “젊었을 때의 스피드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뛰고 다리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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