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수사와 같은 잣대를" 국민의힘, 이재명에 '내로남불' 공격
[경향신문]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계속하면서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와 박근혜씨의 이름을 소환하고 있다. 자당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의 비리 사건을 대여 공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특검 압박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전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감을 표시한 것에 대해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비슷했다. 대국민사과, 유감 표명을 했지만 그 뒤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왔다”면서 “이 지사 입장에서는 검찰 수사 들어가고 특검도 해야 되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벌써 쓸고 지나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저희가 봤을 때는 뻔한 수”라며 “지지율에 타격이 없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걸 텐데 국정농단 때도 그때(대국민사과)까지는 견고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확대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지사의 측근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박근혜씨와 최순실씨의 관계에 빗대기도 했다.
유상범 의원 등 국민의힘 측은 “유 전 본부장의 배임에는 이 지사의 묵시적 승인이 있지 않았느냐”는 말도 나온다. 박근혜씨에게 ‘묵시적 청탁’이 적용된 것처럼 이 지사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명박(MB)씨 사례도 꾸준히 소환되고 있다. 이 대표는 방송에서 이 지사가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하며 “MB 경우도 13년 동안 특검과 수사를 줄기차게 요구해서 결론을 뒤집으면서까지 감옥에 보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 국민의힘 쪽 이름만 나온다는 이 지사 측 반박에는 “MB식 해명”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입니다’라고 적은 배경막 앞에서 긴급회견을 열고 “이 전 대통령은 본인이 ‘BBK를 설립했다’고 얘기한 동영상을 근거로 특검과 수사를 반복했다”며 “ ‘대장동 설계를 본인이 했다’는 이 지사 얘기는 특검과 수사의 근거가 되기 충분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지지층에는 일종의 ‘역린’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거론하는 것은 민주당에 ‘내로남불’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수감 중인 두 사람의 사례를 상기시키며 지지층의 정서적 자극을 유도해 결집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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