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위장당원' 발언으로 경선 '역선택 논란' 재점화 노렸나

김유승 기자 2021. 10. 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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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당원 급증 현상과 관련해 "위장 당원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위장 당원은 경선에서 (국민의힘 후보 선출에)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본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그런 민주당 지지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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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구도 형성한 洪 견제 동시에 지지층 결집 이중 포석
유승민·원희룡 "국민 조롱거리" 비판에도 尹 '위장당원' 굽히지 않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 2021.10.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당원 급증 현상과 관련해 "위장 당원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의 대선 경선 판세가 이전과 달리 다소 불리해졌다고 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복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자신의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대권 주자 홍준표 의원을 견제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로써 그동안 잦아들었던 당내 '역선택' 논란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주당 정권이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우리 당 경선 과정에서 내부 총질도 있고 민주당 개입도 있지만, 당원 여러분께서 합심하고 힘을 모아 국민에게, 진짜 주인에게 나라를 되돌려 주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위장 당원은 경선에서 (국민의힘 후보 선출에)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본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그런 민주당 지지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주장했다.

경쟁 후보들은 즉각 반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증거가 있으면 당장 내놓고, 증거가 없으면 당원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며 "정권교체는커녕 1일 1망언으로 온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해 당원에 가입한 분들에게 위장 당원이라니, 실언이 도를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되자 윤 전 총장은 "부산 당원 동지들을 뵙는 자리에서 국민과 당원들이 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경각심을 가지고 똘똘 뭉쳐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하며 "어떻게든 제 발언의 의도를 왜곡하며 공격해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분들이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위장 당원' 주장은 철회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은 민주당 성향의 신규 당원들이 역선택을 노리고 국민의힘에 입당, 향후 당 경선에서 홍 의원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역선택 논란에 시달리는 경쟁자 홍 의원의 약점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주력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60대 이상 지지층 결속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캠프 소속 김용남 대변인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닌 층에서 윤석열 후보는 (지지율이) 대단히 낮게 나오고 홍준표 후보는 대단히 높게 나온다. 이걸 우리는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총장이 역선택 논란을 직접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잦아들었던 불공정 경선 시비, 역선택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측은) 이후에도 홍 의원의 지지율이 많이 나오면 민주당 지지자가 몰려온다고 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을 둘 것"이라며 "향후 경선 과정에서 역선택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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