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에 '기후변화 모델 연구' 마나베·하셀만·파리시 공동수상

이정호 기자 2021. 10. 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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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왼쪽부터) 슈쿠로 마나베, 클라우스 하셀만, 조르지오 파리시. 로이터·AP연합뉴스 제공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지구 온난화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물리학적으로 예측할 방법을 내놓은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지구 기후 예측을 주제로 공동연구를 했던 슈쿠로 마나베(90)와 클라우스 하셀만(90), 그리고 원자와 행성 단위의 기초물리 연구를 한 조르지오 파리시(73)를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슈쿠로 마나베는 일본계 미국인이다. 도쿄대에서 1957년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수석기상학자로 일하고 있다. 클라우스 하셀만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으며 1957년 괴팅겐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막스플랑크기상연구소 교수다. 이탈리아 로마 태생인 조르지오 파리시는 사피엔자대에서 1970년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같은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나베와 하셀만 연구의 핵심은 미래 지구 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물리학적 관점에서 만든 것이다. 마나베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상승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지를 계산했다. 최근 지구 온난화가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그의 연구가 생존의 길을 개척할 이론적인 토대가 된 것이다. 마나베는 1960년대에 지구 기후를 물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모델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방사선의 균형과 공기 질량 사이에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최초로 탐구했다. 이런 선도적인 연구가 현재 지구 기후 연구의 바탕이 됐다.

하셀만은 독일의 해양학자다. 그는 단기적인 변화를 뜻하는 ‘날씨’와 장기적인 추세를 의미하는 ‘기후’를 서로 연결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특히 자연 현상과 인간 활동이 기후에 영향을 동시에 줄 때, 둘의 영향을 각각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연구했다. 결과적으로 하셀만의 연구는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인간이 석유를 태워 자동차를 몰고, 석탄을 연소해 전기를 만드는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마나베 교수는 100~200년 단위의 기후 변화와 이산화탄소 양에 따른 대기 변화를 예측할 모델을 처음 만든 학자”라며 “하셀만 교수는 여기에 해양이 개입한 지구 기후가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지를 알아냈다”고 말했다.

파리시는 근본적인 물리학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연구는 뜨거운 유리를 갑자기 찬 곳에 노출시키면 형태가 매우 복잡하게 변하는 모습을 예측하는 개념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여간해선 알 수 없는 미래를 수학적인 방식으로 가늠하는 것이다. 박형규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사람이 셋인데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다를 경우 분란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고안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예측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영역에서도 활용될 연구라는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한 연구들은 기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과학적인 토대 위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인류가 기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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