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노출도 안 했는데..계속되는 정국 뒷광고 논란 조장

황혜진 2021. 10. 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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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브이라이브, 공식 SNS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때아닌 구설수에 휩싸였다. 특정 제품을 입거나 마셨다는 이유로 이른바 뒷광고 의심을 받게 된 것.

네티즌 A씨는 10월 1일 국민 신문고에 "정국이 SNS에 사진을 올릴 때 의류와 관련해 본인의 사용 경험 또는 체험 등을 공유하지 않고 팬들에게 이를 구매, 사용하도록 권장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당 브랜드 상품을 자주 노출시키는 것만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매출 수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정국의 뒷광고 의혹에 관해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이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주장은 정국이 자신의 친형이 운영하는 의류 회사 제품을 노출시켜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는 것.

해당 의류는 정국이 9월 1일 해당 브랜드 방탄소년단 공식 브이라이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착용한 회색 티셔츠, 9월 10일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게재한 사진을 촬영할 당시 입은 보라색 티셔츠다. 뒤늦게 해당 티셔츠가 5월 론칭된 정국 친형의 의류 브랜드 식스가이즈 제품이라는 사실이 팬들에게 알려졌고, 일부 색상이 품절되는 등 관심을 받았다. 이후 정국이 식스가이즈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확인 결과 정국은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상태로 밝혀졌다.

두 번째 의혹은 정국이 지난 2월 방탄소년단 공식 브이라이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특정 콤부차 제품을 광고했다는 주장이다. 콤부차는 설탕을 넣은 녹차나 홍차에 세균과 효모를 넣고 발효시킨 차를 의미하는 보통명사다. 시중에는 여러 회사가 출시한 콤부차가 판매되고 있다.

당시 방송에서 정국은 빈 페트병에 담긴 노란색 액체를 마시며 궁금해할 팬들을 위해 "이건 콤부차다. 레몬, 아무튼 가루 있는데 좋다길래 시켰다. 하루에 한 두 포 정도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국은 3월 생방송에서 콤부차 품절 사태를 언급하며 "코로나19라서 소상공인 분들이 되게 힘든 상황인데 여러분이 내게 관심을 주시니까 뭔가 그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아 여러분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내가 진짜로 마음에 드는 옷들, 내가 내 돈 주고 직접 사 입어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의 막대한 영향력이 가족 사업 혹은 자신과 무관한 업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이 같은 상황이 의도치 않은 논란의 여지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다소 경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같은 제품을 쓰고 싶다는 자발적인 관심을 토대로 구매 행위를 한 것을 뒷광고와 결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적시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에 따르면 뒷광고는 유명인 등이 업체 측으로부터 홍보를 목적으로 금전적 지원이나 할인, 협찬 등 혜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돈내산'(내 돈을 주고 내가 산 제품) 행세를 하는 행위를 뜻한다. 영상과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을 영리적으로 기만했느냐,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지급받았거나 이익을 공유하느냐,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거나 언급함으로써 구매를 유도했느냐 여부가 뒷광고 판별의 핵심 기준인데 정국 사례의 경우 이 같은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영상과 사진을 직접 확인한 결과 정국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일절 노출하지 않았다. 사진과 영상만을 접한 팬들이나 네티즌들은 정국이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었는지, 어떤 회사의 콤부차를 마셨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한 콤부차 업체는 정국의 콤부차 언급 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주문량에 대해 공식 SNS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10월 5일 오후 뉴스엔 취재 결과 해당 업체가 정국에게 광고를 대가로 제품을 제공하거나 광고비 등을 지급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국의 콤부차 언급 후 쏟아진 관련 대다수 기사들 역시 방탄소년단의 높은 인기에 따라 매체 자발적으로 작성된 기사일 뿐 특정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한 기사가 아니었다.

논란을 조장함으로써 본질과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도 문제다. 한 매체는 네티즌이 정국 관련 민원을 제기했고 이번 사태로 팬들의 실망이 커져가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한 데 이어 해당 민원이 접수됐다는 내용까지 추가로 '단독'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접한 대다수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반응이다.

국민신문고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국민참여포털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을 통해 담당 행정기관에 대해 처분 등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글을 작성할 수 있다.

통상적인 민원들은 접수일로부터 7일~14일 이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된다. A씨의 민원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접수돼 대기 중인 상태고, 진위는 추후 담당 기관의 검토를 거쳐 가려질 예정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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