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물리학상에 기후변화 분석의 초석 놓고 무질서의 규칙 밝힌 과학자 3명 수상(종합)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은 지구의 복잡한 기후와 무질서한 물질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넓힌 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 덕분에 복잡한 기후 변화를 분석하는 현대적 기후 모델이 만들어졌고 혼돈과 무질서와 같은 복잡한 물리 세계의 규칙에 대한 인류의 이해가 확장됐다는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마나베 슈쿠로(90)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클라우스 하셀만(90)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조르조 파리시(73)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오전(현지시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연구원은 지구의 기후가 어떻게 바뀌고 인류가 기후에 어떤 과정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 지식의 토대를 마련했고 파리시 교수는 무질서한 물질과 복잡계 물리 시스템 이론에 대한 혁명을 일으켰다”며 “무작위성과 무질서를 특성으로 갖는 복잡계 물리 시스템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수상자 선정 배경에 대해 밝혔다.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연구원은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관련돼 지구의 기후라는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 마나베 교수는 1960년대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 개발을 주도하며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어떻게 지구 표면 온도 상승으로 연결되는지를 규명했다. 지구 복사 균형과 기단의 움직임 간 상호작용을 최초로 연구하기 시작해 현재 기후 변화 예측에 활용되는 기후 모델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하셀만 연구원은 10년 뒤인 1970년대 날씨와 기후를 연결하는 기후 모델 연구를 진행했다.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과정에서 기후 모델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하셀만 연구원이 개발한 기후 모델은 지구 대기의 온도 상승이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활용됐다.
국종성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마나베 교수의 연구성과로 인해 지구 온난화에 대해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배 증가하면 지구 기온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처음으로 밝힌 분으로 기후변화가 어떻게 이뤄질지를 처음으로 시뮬레이션한 과학자”라고 설명했다.
파리시 교수는 1980년대 복잡계 물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인 무질서한 복잡한 재료에서 숨겨진 패턴을 발견했다. 물리학, 수학, 생물학, 신경과학, 기계학습(머신러닝)과 같은 서로 매우 다른 분야에서도 무작위성과 무질서한 현상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가능케 한다.
강병남 한국에너지공과대학 교수는 “물리학자들이 연구하는 복잡계는 물리적인 시스템이 아니고 사회연결망이나 생명 현상에서 일어나는 원리를 말하는데 파리시 교수의 업적은 물질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어떤 물리적 성질을 보이는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물질의 상태가 바뀌는 상전이 현상과 같은 복잡한 현상을 파리시 교수가 제안한 방법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나베 교수는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나 1957년부터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기상학자다. 하셀만 연구원은 1931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1957년 독일 괴팅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기상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194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파리시 교수는 1970년 사피엔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현재 사피엔자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물리학상은 우리의 지식이 관측에 대한 엄격한 분석을 토대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과학자들에게 수여됐다”며 “복잡한 물리적 시스템의 특성과 진화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3명은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340만원)의 상금을 나눠 갖는다.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연구원이 상금의 절반을 나눠갖고 파리시 교수가 나머지 절반을 받는다.
[김민수 기자,이정아 기자,고재원 기자 reborn@donga.com,zzunga@donga.com,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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