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이 부끄러운 박영수, '인척 100억' 철저히 밝혀야

한겨레 2021. 10. 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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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잇따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박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아무개씨에게 100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100억원과 관련해 박 전 특검은 김만배씨와 이씨의 거래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했다면서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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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특별검사. <한겨레> 자료사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잇따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거액의 고문료를 받았고, 화천대유에서 일하던 딸은 회사가 보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여기에 더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박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아무개씨에게 100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든 돈 흐름이 박 전 특검과 그 주변에 몰려 있는 셈이다.

100억원과 관련해 박 전 특검은 김만배씨와 이씨의 거래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했다면서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전 특검이 이씨가 대표를 지낸 회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적이 있고, 박 전 특검의 아들도 이씨 회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리가 먼 친척일 뿐이라는 해명과 달리 밀접한 사회·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김만배씨와 이씨의 돈 거래는 그 자체로 석연치 않은 대목이 여럿이다. 김씨가 회사에서 장기 대여금으로 473억원을 빌려 이 가운데 100억원을 이씨에게 전달한 점부터 사업상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 김씨가 애초 473억원을 회사 운영비로 썼다고 해명한 것과도 배치된다. 이씨는 화천대유가 보유한 대장동 아파트 단지의 분양 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데, 김씨가 사업의 하위 파트너인 이씨에게 개인적으로 거액을 빌려줬다는 점도 의아하다. 박 전 특검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박 전 특검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검찰 ‘특수통’의 대표적 인물로, 국민적 지지 속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 그런 그가 일확천금의 부동산 개발 이익을 누리는 업체와 연루돼 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배반이다. 앞서 박 전 특검은 10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가짜 수산업자’한테서 고급 수입차를 빌려 타고 명절 선물을 받는 등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고위직 검사 출신으로서 특권만 누리고 책임은 망각한 채 살아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염치없는 처신이다. 중요한 공적 권한을 행사한 이들에 대해선 불법 행위의 책임도 더욱 엄격히 물어야 한다. 검찰은 박 전 특검과 관련한 의혹을 누구보다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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